[뉴욕마감]유가 반락·애플 부진에 사흘째↓…나스닥 1.5%↓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5.12.10 06:23

뉴욕 증시가 애플의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 반전 영향으로 오전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15.97포인트(0.77%) 하락한 2047.6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75.70포인트(0.43%) 내린 1만7492.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5.38포인트(1.48%) 급락한 5022.8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제 유가가 2% 넘게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S&P500 지수는 2080선에 근접하며 0.8% 가까이 올랐고 다우 지수는 1만7760을 돌파하며 1.1% 급등했다. 나스닥 지수도 5100을 뛰어넘으며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하락하고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이 2% 넘게 떨어지면서 3대 지수 모두 하락 반전했다.

반면 모처럼 주요 원자재 가격이 1% 넘게 상승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는 각각 1.63%와 1.87% 상승했고 유틸리티 업종 지수도 0.41% 올랐다. 테크놀로지와 유통, 헬스케어 업종지수는 1% 넘게 떨어졌다.

애플은 온라인 TV 서비스 출시를 또 다시 연기하면서 2.21% 하락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프로그램 편성 비용 문제로 온라인 TV 서비스 시작을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앱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 증시, 국제유가 ‘판박이’

국제 유가는 이날도 증시를 쥐락펴락했다. 유가가 상승하면 지수가 상승하고 하락하면 지수도 떨어지는 동조화 현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날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재고 수준이 역대 최고치 행진이 이어갔고 증류유 재고 급증 여파로 나흘째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35달러(0.9%) 하락한 37.1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배럴당 0.15달러(0.4%) 내린 40.11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 초반 달러 약세와 원유 재고 감소 전망에 힘입어 2% 가까이 급등했다. 특히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발표 직후에는 3.73% 급등한 38.91달러를 나타내기도 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12월4일) 원유재고는 360만배럴 감소하며 예상치 25만2000배럴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원유 수입 창구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42만3000배럴 늘었고 전체 원유 재고량 역시 4억8590만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지속했다.

특히 디젤유와 난방유를 포함한 증류유 재고가 500만배럴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를 2배 웃돌았다. 원유 수입도 하루 27만4000배럴 늘었다.

투자자들이 호재 보다는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국제 유가는 오후 들어 계속 약세를 이어갔다.

씨포트 글로벌 증권의 리차드 헤이스팅스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생산과 재고, 수요 등 개별 지표를 모두 꼼꼼하게 살폈다"며 "특히 수입과 쿠싱 지역의 재고가 늘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 美 10월 도매재고 전월대비 0.1% 감소…전망 하회

미국의 도매재고는 예상을 깨고 감소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도매재고가 전월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9월) 수정치인 0.2% 증가를 밑도는 것이자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인 0.1% 증가에도 못 미친다. 9월 기록은 종전 0.5% 증가에서 0.2%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10월 도매판매는 전월대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0.4% 증가를 예상했었다.

도매재고는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반영되는 핵심요소 가운데 하나다. 기업들이 판매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상품을 확보하는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업들이 판매되지 않은 상품들에 대한 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펼쳐 재고가 감소한 것으로 봤다.

도매재고가 감소함으로써 4분기 GDP는 다소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지난 3분기 도매재고는 GDP를 0.56%포인트 낮추는 영향을 미쳤다. 그로 인해 3분기 GDP 성장률은 2.1%(전기 대비·연율 환산)에 머물렀다. 2분기 GDP 성장율은 3.9%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4분기 GDP 성장률 역시 2%선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달러, 한달 최저 수준 급락… 금 등 원자재 ‘강세’

달러는 1% 가까이 급락하며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급등했다. 전날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캐나다 달러와 13년 최저치까지 추락했던 노르웨이 크로네도 반등에 성공하며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1.03% 급락한 97.3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11월3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1.11% 오른 1.101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이 1.1달러 선을 돌파한 것은 11월2일 이후 처음이다.

엔/달러 환율도 1.29% 급락한 121.32엔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역시 약 5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달러 가치가 하락한 것은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은 이날 지난주 ECB의 추가 양적완화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일부 투자자들이 ECB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해 지나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ECB가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낳았다.

오전 국제유가 반등에 힘입어 캐나다 달러와 노르웨이 크로네가 반등한 것도 달러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크로네 가치는 전날보다 약 1% 올랐고 캐나다 달러 가치도 1.3%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달러 약세는 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2달러(0.1%) 상승한 1076.5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1% 오른 14.29달러를, 백금과 팔라듐 역시 각각 1.5%와 1.1% 다소 큰 폭으로 상승했다.

RJ 오브라이언의 밥 하버콘 선임 상품 중개인은 "다음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회의 때까지는 투자자들이 시장 분위기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 회의 전까지 시장이 일정한 방향성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금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올 들어 국제 금값은 약 9% 하락하며 3년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나타시의 버나드 다다 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 자체가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연준이 어떤 분석을 내놓는지에 달려 있다"며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란 신호를 준다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증시 일제히 부진

글로벌 증시의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먼저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0.43% 하락한 364.19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61% 떨어진 3277.21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14% 하락한 6126.68을,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0.50% 떨어진 1430.60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지수는 0.76% 하락한 1만592.49를 나타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0.95% 떨어진 4637.45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대부분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대비 0.98% 떨어진 1만9301.07엔을 기록해 11월 6일 이후 약 한 달만에 최저로 내려갔다. 토픽스는 0.84% 하락한 1555.58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는 물가지표 호재 덕택에 가까스로 강보합에 안착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0.07% 오른 3472.44로 장을 끝냈다. 선전종합지수는 0.32% 떨어진 2214.21을 기록했다.

개장 후 발표된 중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1.5% 상승해 10월 1.3% 상승 및 전망치 1.4% 상승을 모두 웃돌았다. 반면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대비 5.9% 하락하며 4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콩 증시는 위안화 가치 절하에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항셍지수는 전장대비 0.46% 떨어진 2만1803.76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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