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다시 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한 국제유가 영향으로 일제히 급락했다. 네 가지 옵션 상품의 만기가 겹치는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 Day)이라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서비스업 지표가 부진한 것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36.37포인트(1.78%) 하락한 2005.5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367.45포인트(2.1%) 급락한 1만7128.3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9.47포인트(1.59%) 내린 4923.0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지수선물과 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개별주식선물 등 주식시장의 네 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겹치는 이른바 '네 마녀의 날'이다. 네 마녀의 날엔 일반적으로 주식 거래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거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날 거래량은 18억주를 돌파하며 최근 10일 평균 거래량 6억8700만주보다 2.6배 많았다.
◇ 美 12월 마킷 서비스업 PMI 53.7…예상 하회
이날 시장조사업체 마킷은 미국의 이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53.7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확정치인 56.1을 밑도는 것이며 시장 전망치인 55.9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경기 확장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크리스 윌리엄슨 마킷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 부재, 성장 둔화,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인 기업 신뢰도 등은 모두 미국 경제에 악재"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에 4차례의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같이 예상에 못 미치는 지표들이 나올 경우 금리인상 속도는 더 느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국제유가, 다시 7년 최저 추락
국제 유가는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 건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에 다시 약 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탓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22달러(0.6%) 하락한 34.7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주간 기준으로는 2.5% 떨어진 것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34달러(0.9%) 하락한 36.72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3.1% 급락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은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5주 만에 다시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유정보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이번 주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17건 늘어난 541건을 기록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전체 시추기 가동건수는 전주와 같은 709건으로 집계됐다
16년 최저치 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은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주에만 11% 이상 급락하며 최악의 한 주를 기록하게 됐다.
◇ 달러 약세, 금값 1.5% 급등
달러는 경기지표 부진 영향으로 소폭 하락하고 있다.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예상에 못 미치면서 다소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18% 하락한 98.87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12% 오른 1.083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95% 급락한 121.39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BOJ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연간 8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은행에서 사들인 주식을 내년부터 매각하기로 한 데 따른 보완책으로 연간 3000억엔 규모의 ETF(상장지수펀드)를 추가로 매입하기로 했다. 또 보유하고 있는 일본 국채의 평균 만기를 7-10년에서 7-12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BOJ가 내놓은 추가 부양책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반면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와 증시 부진 영향으로 6년 최저치에서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5.4달러(1.5%) 급등한 1065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1% 떨어졌다.
전날 국제 금값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 금리 인상 영향으로 2.5% 급락, 2009년 10월 이후 약 6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국제 은 가격도 1.5% 급등했고 백금과 팔라듐 가격은 각각 0.8%와 0.5% 상승했다.
◇ 글로벌 증시도 약세
이날 글로벌 증시 성적표도 좋지 않았다.
먼저 유럽 증시는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일제히 떨어졌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3.67(1.01%) 하락한 361.23에 거래를 마쳤고,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45.75(1.38%) 하락한 3260.72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50.12(0.82%) 하락한 6052.42를 기록했고,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15.13(1.05%) 내린 1419.35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30지수는 전장 대비 129.93(1.21%) 내린 1만608.19를 나타냈고, 프랑스 CAC40지수는 52.28(1.12%) 하락한 4625.26에 장을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후퇴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포인트가량 떨어진 3578.95를 기록했다.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주택 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보합권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일본 증시는 BOJ의 양적완화 보완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떨어졌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9% 떨어진 1만8986.80으로 1만9000선이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