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검은 1월'…中 증시는 어디로 가는가

베이징(중국)=원종태 특파원
2016.01.27 16:39

최대주주 반대매매 이어 주식형펀드 로스컷도 부담…국가대표 재등장으로 투심 안정돼야

중국 증시가 27일 장 막판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위기감은 현재진행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한 때 4% 이상 하락하며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중국 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지난 26일 6.42% 급락에 이어 27일 오전까지 4% 이상 하락하던 상하이종합지수가 간신히 2700선을 지켰다. 이날 상하이지수는 2735.56으로 마감하며 전일대비 0.52% 하락했다. 장 막판 대거 유입된 매수세가 지수를 큰 폭 만회시켰다. 그러나 아직까지 바닥의 끝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이 급락세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위기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임계점 향해 가는 반대매매 공포

검은 1월, 중국 증시의 어두운 그림자는 반대매매 공포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출발한다.

이날 중국 금융계는 지난주 최대주주 반대매매의 첫번째 희생양인 후이치우과기 외에 치신지투엔과 관푸구펀, 하이홍콩푸, 씨에구펀 등 4개 상장사가 추가로 주식 거래가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들 종목도 최대주주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매입한 주식의 주가가 급락해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4개 상장사가 주식담보대출에 제공한 담보주식은 7억6700만주, 시가로는 109억2300만위안어치다.

금융계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서는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주식담보대출을 계속하고 있는 상장사는 1356개로 이들은 주식 1580억주를 담보로 내놓고 2조8100억위안을 대출받았다. 이중 417개 상장사는 전체 지분의 20% 이상 주식을 담보로 내놓았고, 163개 상장사는 전체 지분의 30% 이상을, 60개 상장사는 전체 지분의 40% 이상을 각각 담보로 제공했다. 특히 이중에서는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잡힌 채 자금을 빌린 경우도 있다.

현재 이렇게 대량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상장기업 중 상당수가 지난해 말 대비 30% 이상 주가가 급락했다. 빌린 돈보다 담보주식 가치가 부족해 주식이 반대매매 위기에 처한 것이다. 중국 주식담보대출은 통상 담보유지비율이 160%(20% 주가 하락)로 떨어졌을 때 반대매매 경고를 하고,담보유지비율이 150%(25% 주가 하락)이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 구간에 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형 펀드도 '손절매' 위기 몰려

더 큰 문제는 주식 사모펀드들까지 반대매매 위기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날 21세기 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주식사모형 펀드 운용 규모는 1~2조 위안 규모로 이들 사모펀드 중 상당수가 이미 주가 하락으로 '순자산(Net Aseet Value)'이 30% 이상 급락했다. 사모펀드도 순자산이 이런 수준까지 급락하면 로스컷(손절매)에 나서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 사모펀드 중 순자산 1위안으로 최초 운용을 시작했지만 현재 0.7위안 이하로 떨어진 펀드가 330개에 달한다”며 “이미 로스컷 구간에 진입한 상태로 보유 주식을 팔아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펀드는 순자산이 역대 최저 수준인 0.6위안 이하로 떨어져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들 사모펀드도 최대주주 주식담보대출과 똑같이 주식 매도를 하거나 자금을 추가하는 방법 외에는 로스컷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이 뾰족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포는 이제 은행권으로 진영을 넓힐 태세다. 전문가들은 “주요 증권사와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 앞다퉈 주식담보대출을 통한 수익 올리기에 나섰는데 이제 주가 폭락으로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용거래나 사모기금, 제3자발행 주식 등에 대규모 자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은 이미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 금융기관은 이전과 달리 강제 반대매매를 단행하기보다는 보증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없거나, 추가 담보 주식 제공이 힘들 경우 이 조차 불가능하다. 주가 향배에 따라 더 큰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불확실성, 불확실성, 불확실성

분위기가 이런데 증시 밖에서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6일 양쩌주 창장증권 대표의 투신 자살 소식이 단적인 예다. 창장증권은 지난해 중국 증권사 매출 순위 13위로 양 대표는 후베이성 우한시 12층 아파트 자택에서 투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경보는 그가 기율 위반 혐의로 중국 후베이성 증권감독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지 20일 만에 자살했다고 전했다.

그의 혐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지난해 창장증권이 사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5000만위안을 대외 투자하는 과정에서 위법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증권사 대표의 자살 사례가 흔치 않아 이보다 더 큰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증감위가 증시 안정과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증권업계 종사자들의 행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화시보는 이날 증시 폭락의 한 배경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보험사 기금 운용을 크게 강화하며 올 들어 증시에서 보험 기금이 순유입이 아니라 순유출된 것을 꼽기도 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 수장인 왕바오안 국장이 경제 추세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지 3시간 여만에 중앙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사실도 논란을 낳고 있다. 왕 국장은 지난 19일 중국 2015년 경제성장률(GDP)이 6.9%라고 발표한 장본인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조차 그는 3시간 뒤 자신이 소환 조사를 당할지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서방 언론 등에서 중국 GDP 수치의 신뢰성을 놓고 부정적 관측이 잇따르는데 국가통계국장의 급작스런 소환 조사는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

◇구원병은 언제쯤 올까

일련의 악재들로 일부에서는 상하이종합지수 2500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수에치어우투자관리공사 리창밍 동사장은 “앞으로 또 다시 위안화 평가절하가 지속된다면 이제 2500선도 장담하기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유가 급락, 위안화와 신흥국 환율 상승 등이 당분간 증시를 괴롭힐 수 있어서다.

아예 지수 자체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2750선 이하는 개별 우량주를 저가 매수할 좋은 기회”라며 “단 장기적 관점에서 분할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악의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는 정부 대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무엇보다 국가대표(연기금 등으로 운용하는 국영펀드)의 재등장이 절실하다. 당장 사회보장기금이 올 들어 제3자 배정 방식의 주식 발행에 23억위안을 투자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최대 연기금인 양로기금 중 6000억위안을 주식 투자에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 자금이 증시에 입성한다면 꺾인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반등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시장 개입을 우려해 지난해 6~8월 급락장처럼 국가대표가 대놓고 주식을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증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국가대표들도 어느 때보다 신중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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