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락·물가상승 불구 '혼조'…나스닥만 0.38%↑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2.20 06:19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급락과 예상을 뛰어넘는 소비자물가 상승, 실적 호조 영향이 뒤섞이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금융시장 급등락으로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크게 바뀌지 않은 탓이다.

1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과 거의 변화가 없는 1917.78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1.44포인트(0.13%) 내린 1만6391.99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16.89포인트(0.38%) 상승한 4504.43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7% 넘게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원자재가 0.85%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에너지와 통신업종이 각각 0.78%와 0.7% 떨어지며 그 뒤를 이었다.

◇ 소비자물가 ‘예상 상회’ 근원 물가 4년반 최대↑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0.1% 하락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보합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4년 10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시장 예상치 1.3%도 웃돌았다. 유가 급락세가 일년 넘게 이어지면서 기저효과가 발생한 덕분이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3% 상승하며 4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전년대비로는 2.2% 올라 201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에너지 가격이 전월비 4.8% 급락하면서 헤드라인 물가지표를 보합권으로 끌어내렸다. 전달 ?2.4%에 비해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식품가격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작년 12월까지는 두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임대료와 의료비는 각각 0.3%, 0.5% 올라 근원 물가를 끌어올렸다. 넉달간 하락해온 의류도 0.6% 상승 반전했다.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각국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고 있고 증시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FRB가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데 베팅하는 분위기다.

골드코어의 마크 오버린 리서치 담당 이사는 "물가상승률 반등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올린다면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 국제유가, 무뎌진 감산 기대감에 급락…WTI 30달러 붕괴

국제 유가가 산유국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다시 급락, 3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13달러(3.7%) 하락한 29.64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7% 상승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가격 역시 1.27달러(3.7%) 떨어진 33.0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주 전체로는 1.1% 하락했다.

이번 주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4개국의 산유량 동결 합의 소식에 힘입어 급등했다. 하지만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산유량 감산 기대감은 사라졌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미 산유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감산이 아닌 생산량 동결 만으로는 공급 과잉을 해결할 수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 달러, 소비자물가 상승 불구 안전자산 선호에 하락 반전

달러가 예상을 웃도는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하락 반전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1% 하락한 96.64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한 때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97.2를 돌파하기도 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23% 오른 1.1128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57% 하락한 112.5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증시 부진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엔화와 같은 안전자산에 몰리면서 달러는 하락 반전했다.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스의 조 매님보 선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주식과 같은 리스크가 큰 자산 가격이 후퇴했다"며 "엔화와 같은 안전 자산에 자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 안전자산 선호에 0.4%↑…주간 0.7%↓

국제 금값은 달러 약세와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4.5달러(0.4%) 상승한 1230.80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주 초반 이어진 하락 영향으로 0.7% 떨어졌다.

국제 은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5.9센트(0.4%) 하락한 15.373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하락률은 2.6%였다.

보합을 기록한 백금은 이번 주에 1.3% 떨어졌다. 팔라듐 역시 1.1% 하락하며 주간 기준 5.3%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구리 가격은 0.1% 상승했고 주간 기준으로 2.4% 올랐다.

◇ 유럽증시, 차익실현 영향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는 차익실현 매물과 유가 하락 영향으로 일제히 내렸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68% 하락한 1285.07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주간으로는 4.3% 올라 2015년10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77% 후퇴한 327.37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83% 내린 2871.05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0.36% 하락한 5950.23을 기록했고, 독일 DAX30지수는 0.8% 내린 9388.05를 나타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39% 빠진 4223.04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 은행주가 1.4% 떨어졌고, 석유가스업종도 1% 밀렸다. 자동차주는 배기가스 조작사태를 일으킨 폭스바겐이 3.2% 떨어진 여파로 1.2% 하락했다. 폭스바겐은 미국 측과 3월 말 전에 조작사태 관련 합의에 도달하기 힘들 것 같다는 언론보도 때문에 타격을 받았다.

개별종목 가운데 알리안츠는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배당금과 실적 결과를 발표한 후 1.3%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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