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고용지표 호조와 국제 유가 급등에 힘입어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신규 일자리가 큰 폭으로 늘어나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렸고 임금 하락은 지표 호조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줄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6.59포인트(0.33%) 상승한 1999.9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62.87포인트(0.37%) 오른 1만7006.7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9.60포인트(0.2%) 상승한 4717.02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3대 지수 모두 이번 주에만 2% 가까이 상승했고 올 들어 처음으로 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우 지수가 1만7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월5일 이후 약 2달 만이다.
주요 원자재(상품)와 유가 상승에 힘입어 원자재와 에너지 업종 지수가 각각 1.8%와 1.49% 오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유틸리티 업종도 1%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 신규 고용 ‘깜짝’ 증가했지만 임금 하락… 금리 인상 전망 엇갈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평가가 엇갈렸다. 신규 고용은 예상을 뛰어넘었지만 임금이 하락하며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중 미국의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달보다 24만2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19만명을 대폭 상회했다. 앞선 두 달의 취업자 수 역시 3만명 상향 수정됐다.
2월 실업률은 4.9%로 전월과 동일해 8년 만에 최저치를 유지했다. 시장에서도 4.9%를 예상했었다.
시간당 평균임금과 주간 근로시간은 예상과 달리 감소했다. 민간 취업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25.35달러로 전월비 0.1%(3센트) 줄었다. 당초 시장에서는 0.2% 증가했을 걸로 예상했었다. 일 년 전과 비교한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2.5%에서 2.2%로 낮아졌다.
지난달 주간 근로시간은 34.6시간에서 34.4시간으로 줄었다. 2년 만에 최저치다. 시장에서는 전월과 동일할 걸로 예상했었다.
지난달 경제활동참가율이 62.9%로 0.2%포인트 높아졌다. 2015년1월 이후 최고치다. 실업률이 하락하지 않은 이유다. 비자발적 파트타임 취업자 등을 포함한 광의의 실업률(U-6)은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한 9.7%를 기록했다. 2008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일자리 증가세는 민간 부문(+23만개)에 집중되었다. 서비스업이 전월비 24만5000개 늘며 압도적 증가세를 기록했다. 헬스케어부문이 5만7000개 늘었고, 소매업 취업자도 5만5000명 증가했다. 건설업은 1만9000개 확대됐다.
다만 제조업 고용은 1만6000개 감소했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광업부문에서도 1만8000개 줄었다. 공무원 수는 1만2000명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지표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당장 금리를 올릴 수준은 아니어서 4월 또는 6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임금 하락은 물가상승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FRB가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란 이유에서다.
RBS의 케빈 커민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차 금리인상이 4월에 이루어질 확률이 높아졌다"며 "이번 달은 조금 이른 면이 있으므로 연준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수출 5년 만에 최악, 무역 적자 더 커져
미국의 무역수지는 5년 만에 최악을 기록한 수출 부진 영향으로 적자 폭이 5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이날 1월 무역수지 적자가 전달보다 2.2% 증가한 457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44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수출은 달러 강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월대비 2.1% 감소하며 2011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수입 역시 1.3% 감소하며 201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월 원유 수입 가격은 배럴당 32.06달러로 지난 2004년 4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종전 433억6000만달러에서 447억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 국제유가, 美 산유량 감소 전망에 급등…WTI 주간 9.6% 올라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4% 가까이 급등하며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35달러(3.91%) 급등한 35.9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무려 9.6% 올랐다.
런던ICE 선물 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전날보다 1.64달러(4.34%) 급등한 38.6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산유량이 감소, 공급 과잉 상태가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유정보 제공업체인 베이커 휴즈는 이날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 건수가 전주 대비 8건 감소한 392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1주 연속 감소한 것이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전체 가동건수는 13건 줄어든 489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1999년 4월 역대 최저치인 488건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베이커 휴즈는 "시추기 가동 건수가 줄어들면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소폭 줄어드는데 그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생산 효율이 높아지면서 시추기 가동 건수 감소에 비해 원유 생산량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현재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전년대비 2.6% 감소했다.
◇ 달러 소폭 하락, 금값 1270달러 돌파
달러는 예상을 뛰어넘는 신규 고용에도 불구하고 임금 감소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8% 하락한 97.38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33% 상승한 1.0991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45% 오른 114.18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국제금값은 1270달러를 돌파하며 전날에 이어 13개월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신규 일자리가 기대 이상이었지만 기준금리 인상을 보장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2.5달러(1%) 오른 1270.70달러를 기록했다.
◇ 유럽 증시, 美 고용호조+광산주 선전에서 상승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와 광물 가격 상승에 따라 광산주가 두각을 나타내며 일제히 올랐다.
범유럽지수인 FTSE유로퍼스트300지수는 전장 대비 0.7% 높아진 1344.6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거래일 중 총 5번 올랐다. 주간으로는 3% 상승했다. 스톡스600지수는 전장 대비 0.70% 오른 341.80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우량주인 스톡스50지수는 0.81% 상승한 3037.35에 마감했다.
국가별로 프랑스 CAC40지수는 0.92% 오른 4456.62에 장을 마감했고, 독일 DAX30지수는 0.74% 상승한 9824.17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 대비 1.13% 높아진 6199.43을 기록했다.
춸광석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타면서 광산주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렌코어가 12% 급등했고, BHP빌리턴도 9% 올랐다. 네덜란드 스마트카드 업체인 제말토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