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유가 급락·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다우 1.2%↓

뉴욕=서명훈 특파원
2016.04.08 05:20

S&P500 1.5개월 다우 2개월 '최대 낙폭'… 투자자들 엔화·금·국채로 대거 이동

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일제히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큰 주식 대신 금과 국채, 엔화 매입에 나섰고 이들 안전자산의 가격은 모두 큰 폭으로 올랐다.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24.75포인트(1.2%) 하락한 2041.91을 기록했다. 약 2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74.09포인트(0.98%) 떨어진 1만7514.96으로 마감했다. 이 역시 약 45일 만에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이다.

나스닥종합지수는 72.35포인트(1.47%) 급락한 4848.37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금융업종 부진으로 이어졌다. 에너지 기업은 물론 대출 부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업종 지수가 1.65% 하락하며 S&P500 10개 업종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테크놀러지와 에너지, 원자재 업종 지수도 1% 넘게 하락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케 최고 전략분석가는 “다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시장은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과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가 떨어지고 있고 오히려 악영향과 불확실성만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엿볼 수 있는 일명 공포지수(VIX)는 한 때 18% 상승한 16.7까지 치솟았다.

◇ 美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고용 호조 지속

미국의 고용지표는 호조를 이어갔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9000건 줄어든 26만7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한 27만건에도 하회했다.

고용시장 개선의 기준점으로 판단되는 30만건은 1년 이상 밑돌고 있다. 소비지출 및 경제 회복세 덕에 기업들의 해고는 1973년 이후 최저 수준을 지속했다.

추세를 나타내는 최근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6만6750건으로 전주 26만3250건에서 소폭 늘었다. 지난달 26일 기준 실업수당 연속수급 신정천구는 219만1000건으로 전주 수정치 217만2000건에서 역시 증가했다.

무디스어낼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선임연구원은 "최저 수준의 해고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느리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자들 안전자산으로 대거 이동, 엔·금·국채↑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은 대거 안전자산으로 이동했다. 먼저 엔화는 상승세가 지속되며 한 때 엔/달러 환율이 107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03% 상승한 94.5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15% 하락한 1.13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2% 급락한 108.11엔을 기록하고 있다. 한 때 107.94엔까지 하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일본은행(BOJ)이 시장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지역 본부장 분기 회의에서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양적 완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적 완화의 한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BK 에셋 매니지먼트(뉴욕)의 케이시 리엔 상무는 "BOJ 인사들의 발언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관대한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자동차 수출 역시 엔고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지 않다는 점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 금값도 다시 1230달러를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3.70달러(1.1%) 상승한 1236.20달러를 기록했다.

엔화 강세와 함께 전날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도 호재로 작용했다. 정책위원들이 4월 금리 인상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였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금값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도 크게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한 때 1.695%까지 하락하며 지난 3월1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 국제유가, 쿠싱 재고 증가·이라크 수출↑…WTI 1.3%↓

국제 유가가 미국의 원유 수입 창구인 쿠싱 지역의 재고 증가와 이라크의 원유 수출 증가 소식에 1% 넘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49달러(1.3%) 하락한 37.26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WTI 가격은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에 5.2% 급등했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41달러(1.03%) 하락한 39.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하루 만에 반전한 것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유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에 따르면 쿠싱 지역의 이번 주 재고는 25만5800배럴 증가했다. 당초 전문가들은 트랜스캐나다가 지난 2일부터 키스톤 송유관 가동을 중단하면서 원유 재고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라크의 수출 증가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4월 이라크 서부 항만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349만4000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3월 평균 328만6000배럴보다 6.3% 증가한 것이다.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주요 산유국 회담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동결하거나 감산에 나설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며 올해 OPEC 회원국들의 하루 산유량은 60만배럴 증가하고 내년에도 5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유럽 증시, 유가 부담 등에 일제히 하락

유럽 주요 증시도 모두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장대비 0.40% 하락한 6136.89를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전장대비 0.90% 떨어진 4245.91로, 독일 DAX지수는 0.98% 내린 9530.62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 하락 및 글로벌 성장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라이페이센캐피탈의 허버트 퍼루스 증시부문 대표는 "많은 투자자들은 상승한 주가에 불신을 보내며 하락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러스트넷다이렉트의 토니 크로스 시장연구원은 "유가가 후퇴하면서 위험회피가 전반적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다만 퍼루스 대표는 "유가가 다시 오르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호재가 나타나면 분위기는 즉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지난달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내용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ECB는 마이너스 기준금리가 유로존 은행들에게 폭넓은 수혜를 주고 있다면서도 추가 예금금리 인하는 은행들의 수익성에 대한 압박을 키우고 금융계의 안정성에 여파를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개별주 중에서는 마크&스펜서는 이날 발표한 의류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3% 상승했다. 반면 월드페이그룹은 기관투자자들의 매도로 2.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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