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현실화로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거액의 손실을 입은 가운데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주목받고 있다. 다른 투자자와 달리 브렉시트 여파가 상당할 것이라 말했던 소로스는 영국의 이번 브렉시트 결정이 영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를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몰고갈 것으로 내다봤다.
소로스는 25일(현지시간) 해외 석학들의 기고 사이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모두가 두려워했던 비극적인 시나리오가 실제 나타났고 이는 EU에 되돌릴 수 없을 정도의 분열을 야기했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7-2008년의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전세계 금융시장이 장기간 혼란이 빠지는 건 물론 정치, 경제 모두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렉시트를 선택한 영국에 대해서도 비관론을 폈다. 소로스는 "스코틀랜드가 다시 독립을 시도할 것이고 북아일랜드에서도 아일랜드와 통합론이 제기되는 등 영국 자체가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다"며 "영국 경제와 영국 국민들이 중단기적으로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소로스는 브렉시트를 계기로 EU 체제가 무너졌고 EU가 유럽 시민들의 '니즈'와 염원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EU 재건을 통해 EU의 가치와 원칙을 믿는 사람들을 뭉치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수주, 수개월에 걸쳐 브렉시트의 결과가 펼쳐지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EU의 가치와 원칙 재건에 뜻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992년 파운드화 폭락을 예상하며 수억달러의 수익을 올렸던 소로스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실시되기 전 파운드 급락을 경고했었다. 지난 20일 영국 언론 '더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소로스는 브렉시트가 확정될 경우 파운드화 가치가 최소 15% 떨어질 것이고, 낙폭이 20%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파운드당 1.15달러까지 찍을 수도 있다고 했다.
24일 국민투표 직후 파운드화 가치는 10% 가량 급락하며 31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로스측 대변인은 소로스가 브렉시트에 투자했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브렉시트의 현실화 내지 영향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했던 투자자들은 이번 브렉시트를 계기로 체면을 구겼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렉시트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 했던 워런 버핏은 브렉시트로 인해 23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됐다. '신(新)채권왕' 제프리 군드라흐는 "브렉시트는 결국 무산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