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국제 유가 하락과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의 '매파적(금리 인상 지지)' 발언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4.26포인트(0.2%) 하락한 2176.12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48.69포인트(0.26%) 내린 1만8454.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9.34포인트(0.18%) 떨어진 5222.99로 거래를 마쳤다.
높아진 금리 인상 가능성에 유리틸리 업종이 1% 넘게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금리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금융 업종은 0.8% 상승했다. S&P500 10개 업종 가운데 금융 업종 만이 유일하게 올랐다.
◇ 피셔 FRB 부의장, 8월 고용지표 호조시 9월 금리 인상 가능 시사
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8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이어간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블룸버그TV에 출연,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경기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를)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고용이 완전 고용에 거의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는 이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월가에선 피셔 부의장과 다소 엇갈린 진단을 내리고 있다. 매튜 호른바흐·거닛 딩그라 모간스탠리의 전략가는 고객들에게 보낸 투자노트에 "8월 고용지표가 명백한 위험을 나타낼 경우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제로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적었다.
JP모간체이스도 "지난 5년간 미국의 8월 고용지표는 언제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벗어났다"며 이번 지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마이너스 금리와 관련해 피셔 부의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하는 중앙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상당부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FRB는 그쪽 방향으론 어떤 것도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경제성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대해 피셔는 "그 문제는 생산성 성장과 크게 연관이 있다"며 "각각의 개인이 그들의 회사에서 어떻게 하는지에 달려있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들이 컨트롤 하기 매우 어렵다"고 했다.
피셔는 그러나 "아직 경제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기술 영역에 주목할 만한 것들이 진행중"이라며 생산성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소비자신뢰지수 ‘1년 최고’, 집값 상승도 지속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1.1을 나타냈다. 전월 96.7은 물론 전문가 예상치 97도 웃도는 수준이다.
현 상황에 대한 신뢰지수가 123.0에 달하며 전달 118.8보다 4.2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의 기대지수는 86.4로 전달 82.0보다 높았다.
린 프랑코 컨퍼런스보드 경제지표 담당이사는 "기업 활동 및 고용시장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가 지난달보다 크게 호의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택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자료에 따르면 미국 20개 도시 주택 가격을 종합한 결과 전년도 같은 달보다 5.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것으로 지난 5월 5.3%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다.
월별 추이로는 전달보다 0.1% 떨어졌으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셈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번 통계에 대해 시장에선 미국 주택시장이 견고한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7월 신규주택 판매도 예상을 깨고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가 지속되는 모양새다.
주택을 팔기 위해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진 상태에서 조달 금리가 낮고 노동시장이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게 잠재적인 주택 구매자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데이비드 블리처 S&P지수위원회의 회장은 "전체적으로 거주용 부동산과 주택이 좋은 모습을 띠고 있다"며 "부동산 분야와 소비자 지출이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달러, 지표 호조·피셔 발언 영향 '2주 최고치’… 금값 ‘2개월 최저’
피셔 부의장의 발언과 경기지표 호조는 달러 가치를 약 2주 만에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9% 상승한 96.04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0.5% 하락한 1.1132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1.17% 급등한 103.0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 영향으로 약 2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10.6달러(0.8%) 내린 1316.5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6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 은 가격도 온스당 18.6센트(1%) 하락한 18.673달러로 마감했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2.3%와 3% 급락했다. 구리도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 국제유가, 달러 강세·공급 과잉 우려에 1% 넘게↓…WTI 1.3%↓
국제 유가가 달러 강세와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로 1%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열대성 폭풍 경보로 인해 멕시코만 인근 유전이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에 낙폭이 제한됐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3달러(1.3%) 하락한 46.35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는 전날보다 0.9달러(1.83%) 내린 48.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국제 유가는 달러가 약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9% 상승한 96.04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공급 과잉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나이지리아 반군이 정유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다고 밝히면서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이지리아는 반군 공격으로 하루 약 70만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해 왔다.
앞서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현재 원유 시장이 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별도의 중재 노력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9월 산유국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반면 열대성 폭풍 영향으로 하루 약 17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는 멕시코만 유전시설 가동이 중단됐다는 소식은 호재로 작용했다. 리비아 국영 석유 기업이 예산 지연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는 소식도 유가 하락을 줄이는데 도움이 됐다.
◇ 유럽증시, 유로화 약세 수출 기대감↑, 원자재 부진에 '혼조’
유럽 증시가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원자재 업종 부진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5% 상승한 344.75를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1.07% 상승한 1만657.64를, 프랑스 CAC 지수는 0.75% 오른 4457.49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 지수는 0.25% 하락한 6820.79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42% 내린 1.114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를 비롯한 수출 업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반면 원자재 업종 지수는 2.9% 하락하며 악재로 작용했다. 글랜코어와 BHP 빌리톤 등은 3% 이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