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한목소리로 "핵강화"…냉전시대 핵경쟁 부활하나

주명호 기자
2016.12.23 18: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능력' 강화 입장을 동시에 밝혔다. 이 때문에 미국과 러시아가 과거 냉전시대처럼 핵무기 경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고위 군관계자 회의에서 "전략 핵무기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존하거나 앞으로 개발될 미사일방어체계(MD)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일 성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힘의 균형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특히 러시아 국경에 형성되는 정치·군사적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당선자가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능력을 큰폭으로 강화·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이 동시에 핵능력 강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또다시 핵군비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핵무기 감소 추세가 흐름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이 수십 년에 걸친 핵무기 축소 노력을 백지로 돌릴 수 있는 새 군비경쟁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핵무기 감축을 골자로 한 '뉴스타트'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은 2018년 2월까지 핵탄두 및 실전배치 핵미사일 수를 각각 700기, 155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과학자연맹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7000여기, 7300여기의 핵무기를 보유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대응은 기존 협정을 폐기하고 새로운 군비 경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핵무기감축단체 글로벌제로의 데렉 존슨 집행이사는 "새 핵무기 경쟁의 책임은 트럼프에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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