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고 최고치 행진도 5일에서 멈췄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4.88포인트(0.21%) 하락한 2270.4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63.28포인트(0.32%) 내린 1만9891.0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6.16포인트(0.29%) 떨어진 5547.4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은데 따른 실망감으로 급락세로 출발했다.
한 때 다우 지수는 184포인트 하락했고 S&P500의 11개 업종 지수는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11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금융 업종이 0.74% 밀리며 하락세를 주도했고 에너지와 산업 업종도 각각 0.48%와 0.36% 하락했다.
◇ 고용지표 ‘호조’ 지속, 물가지표 ‘기대 이하’
이날 발표된 경기지표는 다소 엇갈렸다.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좋았던 반면 물가지표는 기대에 못 미쳤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명 늘어난 24만7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25만5000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31일로 끝난 주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3만5000건에서 23만7000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97주 연속 30만건을 하회했다. 이는 1970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30만건을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1750건 감소한 25만6500건을 나타냈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0.4%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0.7% 상승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8% 높아졌다.
최근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았다. 12월 수입 원유 가격은 전월 대비 7.9% 상승했다. 이를 제외한 수입물가는 0.2% 내렸다.
음식과 자동차 수입가격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 제품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12월 미국의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지난 1년 동안 수출가격은 1.1% 올랐다.
◇ 국제유가, 감산합의 이행 '순조'·中 수요 증가 전망에↑…WTI 53달러 돌파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감산 확산과 중국의 수요 증가 전망에 힘입어 이틀 연속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76달러(1.5%) 상승한 53.0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99달러(1.8%) 오른 56.0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유가가 상승한 것은 OPEC 회원국들이 감산 합의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은 아부다비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산유량을 거의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원유 수요가 하루 100만배럴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웨이트 역시 감산 합의 내용보다 더 많이 산유량을 줄였다고 공개했다. 이라크는 하루 원유 수출량을 17만배럴 줄였고 이번 주에 4만배럴을 추가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MI 리서치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 내용을 약 73% 이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2015년과 2016년 중국의 자동차 판매는 13.7% 증가한 2800만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올해 원유 수입은 하루 평균 5.3% 증가한 3억9600만톤(약 80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 달러, 트럼프 기자회견 ‘실망감’에 ‘1개월 최저’
달러가 트럼프 당선인의 첫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으로 1개월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29% 하락한 101.34를 기록하고 있다. 장 초반 101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0.32% 상승한 1.061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0.64% 내린 114.66엔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엔/달러는 한 때 1.2% 급락하며 114엔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처럼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달러는 트럼프 공약이 구체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14년 만에 최고치까지 상승했었다.
◇ 국제금값, 트럼프 ‘불안감’에 강세… 1200달러 눈앞
국제 금값이 트럼프 공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상승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 폭이 크게 둔화되며 1200달러를 돌파하는데 실패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3.2달러(0.3%) 상승한 1199.80달러를 기록했다. 장 초반 1207.20달러까지 치솟으며 7주 최고치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처럼 금값이 강세를 보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안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 매입을 늘렸다.
구리는 2.3% 급등했고 팔라듐과 백금도 각각 1.5%와 0.9% 상승했다. 반면 국제 은 가격은 약보합인 온스당 16.825달러에 마감했다.
◇ 유럽증시, 헬스케어 급락에 '혼조'…英 강보합 '최고치' 행진 지속
유럽 증시가 헬스케어 업종 부진 영향으로 혼조세를 나타냈다. 영국 증시는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하며 11일 연속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보다 0.65% 하락한 362.51을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1.07% 급락한 1만1521.04를, 프랑스 CAC 지수는 0.51% 하락한 4863.97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 지수는 0.03% 상승한 7292.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럽 증시는 헬스케어 업종이 1.9% 급락하며 하락을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약값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피아트 크라이슬러 주가도 16.1% 폭락했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피아트 크라이슬러 차량에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이 탑재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