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가 8일 자정(미 동부시간, 한국시간 9일 오후 2시)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미국 연방정부 부분 업무정지(셧다운)가 또 발동됐다.
상원 양당 지도부가 예산안을 마련했지만 한 공화당 상원의원의 반대로 상원 표결이 실시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지난달 셧다운과 다르게 초당파적 예산안이 마련된 상태라 수시간 내로 셧다운이 풀릴 것이란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켄터키)이 예산안에 반대, 상원 표결을 저지하면서 8일 자정을 기해 셧다운이 발동됐다. 폴 의원은 지도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미 재정적자를 확대한다고 비판하며 장시간 연설을 통해 표결을 막았다.
폴 의원이 거부의사를 거두지 않는 이상 절차상 9일 오전 1시 이전엔 표결이 불가능하다. 폴 의원은 추가적으로 최장 이날 오전 3시까지 표결을 저지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8일 저녁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 하원에 이관할 예정이던 상원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원은 일단 9일 오전 1시에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하원의 경우 당초 9일 오전 3시~6시 사이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상원의 상황에 따라 일정이 바뀔 수 있다.
다만 3일간 이어진 지난달 셧다운과 다르게 이번 셧다운은 수시간 내 종료될 수 있다는 게 미국 정가의 관측이다. 하원에서 재정적자에 비판적인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지만, 공화당 하원 지도부가 현재로선 예산안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예산안이 국방비 증액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이 예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확대 공약 등에 필요한 만큼 공화당 측의 찬성표를 얻는 게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상원 양당 지도부는 2년간 3000억달러의 예산을 증액하고, 부채한도를 2019년 3월까지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장기 예산안을 마련했다.
2018 회계연도 예산안은 당초 지난해 9월 말이 처리 시한이었으나, 그간 이민정책 등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지금까지 처리가 미뤄졌다. 최근까지 초단기 예산안 승인으로 임시변통을 이어가다가 단기 예산안마저 처리하지 못하며 지난달 20일 자정부터 69시간 동안 셧다운이 발동됐다.
4년 만의 셧다운 후 임시 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여야는 약 한달 간의 협상 끝에 장기 예산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예산안은 시장에서 미 정부 재정적자를 확대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