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데이터로 돈 벌기 위해 페이스북이 했던 위험한 실험들

이해진 기자
2018.03.21 17:12

['좋아요'했던 페북의 배신] 공짜인 줄 알았더니 팔리는 건 '나'였다

[편집자주] 우리가 눌렀던 ‘좋아요’, 우리가 맺었던 ‘친구’가 여론조작과 정치공작의 밑천으로 악용됐음이 드러나면서 페이스북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페이스북 덕분에 연결될 수 있었고 공감을 나눌 수 있었다. 대신 데이터를 내주었고 페이스북은 그 데이터로 돈을 벌었다. 그런데 이 공생이 한계에 직면했다. 민주주의까지 망치려 하고 있다. 
'좋아요(like)' 외 다른 감정들을 표현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6가지 '이모지(emoji)' 아이콘/AP=뉴시스

페이스북 수익의 원천은 이용자들의 데이터이다. 이용자 프로필과 좋아하는(싫어하는) 콘텐트를 분석해 뽑아낸 이용자 성향, 그리고 감정까지 분석해 광고주에 판매한다. 광고주는 이를 토대로 맞춤형 광고를 한다. 2017년 매출 406억달러(43조5000억원) 가운데 98%가 바로 광고매출이다. 한마디로 페이스북은 데이터를 자본으로 만든 거대한 데이터 공장이다.

그래서 페이스북은 이용자들로부터 더 많은, 더 정교한 데이터를 뽑아낼수록 더 많은 돈을 번다. 이를 위해 페이스북은 2004년 창사 이래 수많은 실험을 해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표현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실험용 쥐"가 되었을 정도로 말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2년 심리조작 실험. 페이스북은 70여만명 이용자에게 의도적으로 우울한 내용의 콘텐트를 노출시킨 뒤 감정변화를 관찰했다. 이들 이용자의 타임라인은 순식간에 부정적인 내용으로 채워졌다.

페이스북이 이런 실험을 했다는 사실은 2년 뒤인 2014년 밝혀졌는데 당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을 통해 감정이 전염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지만 가디언은 "이용자들이 페이스북 실험실의 기니피그(실험용 동물)가 됐다"며 "이용자들의 감정까지 조작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이 실험결과를 토대로 2015년에 기존의 ‘좋아요’ 버튼 외에 ‘화나요’ ‘최고예요’ ‘웃겨요’ ‘멋져요’ ‘슬퍼요’ 등 5개 감정 버튼을 추가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좋아요’만으로는 난민 문제, 가족의 죽음 등에 위로나 공감을 표현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매체들은 “특정 콘텐트나 광고에 대한 이용자의 감정 변화를 정교하게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별 최적의 맞춤형 광고를 노출해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은 "감정 표현의 선택을 넓힌 것은 이용자들의 감정을 보다 정교한 방식으로 자본화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감정버튼과 함께 댓글 기능, 기념일에 추억앨범으로 만드는 기능 등도 이용자의 심리와 행동을 조작하기 위해 설계됐다는 내부자들의 폭로도 있다.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였던 숀 파커는 지난해 11월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이나 댓글이 일종의 도파민 역할을 한다"면서 "나와 저커버그는 '어떻게 하면 이용자에게 도파민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도파민은 짜릿한 쾌감을 주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다. 그는 "이런 도파민과 같은, 페이스북의 여러 기능 때문에 이용자 참여도가 높아지고 더 많은 광고를 보게 된다. 이것이 페이스북 비즈니스 본질"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전 부사장 차마트 팔리하피티야도 지난해 12월 스탠포드대경영대학원 강연에서 "인지를 못하겠지만 여러분 행동은 프로그래밍 되고 있다"며 "여러분이 얼마나 지적인지는 페이스북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의존하고 있는 소셜미디어를 중단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그래서 5000만명 개인정보가 트럼프 대통령 캠프의 여론조작에 악용된 이번 데이터 스캔들은 페이스북의 비즈니스모델인 데이터 장사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CNN은 "이번 스캔들은 페이스북의 DNA(본질)가 걸린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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