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외무장관 사임…대북 화해무드속 이란서 잡음?

강민수 기자
2019.02.26 11:40

자리프 사임은 이란 군부-이슬람 원리주의 강경파 권력통합 의미…서방과 갈등 고조 가능성

모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 AFPBBNews=뉴스1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갑작스레 사임 의사를 밝혔다. 친서방·친유럽파였던 자리프 장관이 사임하고 반(反)서방 강경 여론이 득세한다면 이란 핵 문제가 수면 위에 다시 떠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WSJ,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자리프 장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장관직을 더는 계속하지 않는 것과 재직 기간 중 부족했던 점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사임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 국영 통신인 IRNA에 자리프 장관이 사임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지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였는지는 전하지 않았다.

자리프 장관은 2015년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을 타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JCPOA는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을 상대로 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으로, 이란과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와 독일 등 6개국(P5+1)과 맺은 협정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미국이 JCPOA에서 탈퇴하며 자리프 장관은 국내 반(反)서방 강경파의 비판에 부딪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JCPOA의 일몰조항(이란 핵 개발 제재 시한부 소멸)을 이유로 협정이 불완전하다며 탈퇴한 뒤, 대이란 제재를 순차적으로 복원했다. 이에 이란 내 강경파들은 자리프 장관이 서방의 "거짓된 약속"에 속아 넘어갔다며 비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자리프 장관의 사임이 이란 군부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주축으로 한 강경파의 권력 통합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확대와 시리아·예멘·이라크 내전개입 등을 통해 서방과 맞설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자리프 장관은 2013년 중도파인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하며 외무장관으로 임명됐다. 미국 유학파 출신으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유엔 이란 대사까지 거친 그는 미국 및 유럽과 교류하며 '온화한 이란'을 대표해왔다.

트리타 파르시 전미 이란계 미국인위원회(NIAC) 전 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리프 장관의 대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JCPOA와 전쟁 선포가 이란의 정치세력 교체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리프 장관과 함께 이란 핵협정에 참여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며 "모게리니 대표의 사임은 JCPOA 전망을 더 어둡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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