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126대 일왕 나루히토 "세계평화 바란다"

유희석 기자
2019.05.01 17:52

[평화의 시대 될까? '레이와' 일본]① <br>전쟁 후 태어난 첫 일왕… 아베 우경화 흐름 속 행보 주목<br>첫 발언서 세계 평화 강조… 문 대통령 등 각국 정상 축전

[편집자주] 30여년 만에 일본에 새로운 왕, 나루히토가 즉위하며 레이와(令和, 연호) 시대가 열렸다. 일본은 지난 헤이세이(平成) 시대를 전쟁이 없었던 시기로 자평하지만, 아베 총리를 중심으로 우경화가 진행되며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태다. 국가의 상징인 새 일왕의 등장이 양국 관계를 비롯해 주요국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진단해본다.

일본에 새 시대가 열렸다.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하고 아들인 나루히토가 1일 제126대 일왕에 올랐다. 연호도 이날 0시부터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바뀌었다. 이날 오전 도쿄 지요다구의 왕궁 내 접견실에서 열린 나루히토 즉위식에는 아베 신조 총리와 각료 등 26명이 국민대표로 참석했다.

즉위식은 나루히토 일왕이 일본 왕권의 상징인 '삼종신기'(三種神器) 중 거울을 제외한 검과 곡옥, 국새와 어새를 승계하면서 5분 만에 끝났다. 이날 나루히토의 동생인 아키시노노미야 후미히토 친왕과 아키히토 상왕의 동생인 히타치노미야 마사히토 왕자가 참석했지만 마사코 왕비는 등장하지 않았다. 왕가에서는 성년 남성만 참석할 수 있는 탓이다. 여성으로는 아베 내각의 유일한 여성 각료인 가타야마 사쓰키 지방창생상이 자리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태어난 '전후 세대'인 나루히토 일왕은 헌법에 따라 국정 개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자위대 명기 개헌 추진 등 일본의 우경화 흐름 속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 주목받는다. 특히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문제로 일본과 관계가 악화된 한국 입장에선 새 일왕이 촉매 역할을 할지 관심이다. 이날 나루히토 일왕은 즉위 후 첫 공식 발언에서 "헌법에 따라 일본과 일본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왕을 국가 및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우러러본다"면서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며 자랑스러운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드는 (레이와)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는 결의"라고 했다.

새 일왕이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헌법 개정에 반대할지는 미지수다. 헌법을 지키겠다고 언급했지만 수호의지를 표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아키히토 전 일왕은 재위 기간 일제의 침략전쟁 등 과거사에 대해 수차례 사죄와 반성의 뜻을 나타내는 등 평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1989년 즉위 후 첫 소감에서도 "여러분과 함께 (평화)헌법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루히토는 즉위식 후 열린 조현(朝見)식(신하가 새로운 왕에게 인사하는 일)에서는 "아키히토 전 일왕은 30년 이상 세계 평화와 국민 행복을 바라며 국민과 고락을 함께했다"면서 "상왕의 행보를 깊이 생각해 국민에게 다가서고 국민의 행복과 국가의 발전, 그리고 세계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계 각국 정상도 잇달아 축전을 보냈다. 오는 27일 일본을 방문해 나루히토 일왕과 만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와 시대 발맞춰 양국 우호를 새롭게 하고 싶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중국과 일본은 오랜 우의의 역사가 있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두 나라가 힘을 합해 평화와 발전을 촉진하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우호적 발전을 위해 큰 관심과 애정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국내에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제철(구 신일철주금)과 후지코시의 압류된 국내 자산의 매각명령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두 기업 등 전범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았다.

(도쿄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현지시간) 도쿄의 왕궁에서 열린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평화롭고, 희망 넘치고, 자부심 있는 일본의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 로이터=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