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블룸버그(77) 전 뉴욕시장이 내년 미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자, 그가 소유한 언론기관인 블룸버그통신이 대선 보도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의 편집국장 존 미켈스웨이트는 이날 새로운 보도 규칙을 담은 메모를 전체 사내 기자들과 애널리스트 2700명에게 보냈다.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메모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을 '마이크'로 부르면서 직원들에게 "이번 대선의 모든 면에 대해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보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누가 이기고 누가 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각자의 정책 공약과 예상 결과를 살펴볼 것이다. 또 우리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후보자들을 인터뷰할 것이며 마이크를 포함한 그들의 선거운동을 추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블룸버그 전 시장을 포함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개인적 의혹에 대해 심층조사하거나 뒤를 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마이크(그리고 그의 가족과 재단)에 대한 심층보도를 하지 않을 것이며 이러한 방침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마이크의 민주당 경쟁자들을 그와 다르게 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을 보도할 수 없다면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에 대해서도 똑같이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독립적인 심층보도의 어려움을 인정한 셈이다.
다만 그는 "만약 다른 신뢰할 수 있는 언론기관들이 마이크나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조사 작업을 발표한다면 우리는 그 기사들을 전부 보도하거나 독자들을 위해 요약할 것이고 그것들을 숨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블룸버그 전 시장이 민주당 최종 후보가 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선 계속해서 심층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는 이미 대통령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는 트럼프와 그의 정책을 재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대선 보도에 대해선 마티 쉥커 블룸버그통신 최고콘텐츠책임자(CCO)가 총괄 감독할 예정이다.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마이크가 뉴욕시장 선거에 나섰을 때처럼) 그의 선거운동을 취재할 기자들을 이미 배정했다"면서 "우리가 쓰는 대선 경선 관련 기사에서는 마이크가 우리의 대주주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의 오피니언란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데이비드 시플리 선임 편집위원과 티모시 오브라이언 논설실장 등 일부 편집위원들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선거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곧 휴가를 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그간 블룸버그 전 시장이 사설란을 통해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 온 사실을 인정하면서 당분간 사주가 관여하는 편집위원회를 중단하고 무기명 사설을 싣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칼럼리스트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선거와 관련되지 않은 외부기고자의 사설은 계속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켈스웨이트 편집국장은 사주에 대한 보도를 하는 것에 대한 자신들의 한계를 인정했다. 그는 "우리 자신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일정 부분 편집권 독립에 대한 명성을 지켜온 우리 회사에 이번 대선 보도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역대 대선 후보 중 이만한 규모의 언론사를 소유한 사람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보자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나는 이 보도지침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한다"면서 "분명히 여러분 중 많은 사람들은 대선기간 중 일어날지 모를 복잡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대답은 '다시 일하러 가자'는 것이다. 우리는 만약의 사태에 대해 토론하는 데 오랜 시간을 기꺼이 보낼 수 있다. 그러니 계속해서 글을 쓰고 방송하자. 나머지는 그러한 고민들이 모여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썼다.
블룸버그통신은 120개 이상 국가에서 2700명의 기자와 애널리스트를 고용하고 있으며 하루에 5000개의 기사를 쏟아내는 대규모 언론기관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민주당 경선 주자에 대해 심층보도를 하지 않겠다는 특이한 보도정책은 마이클 블룸버그가 12년간 뉴욕시장으로 재직했던 당시를 재현한다"면서도 블룸버그통신의 독립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NYT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지난해 "나는 내가 임금을 주는 기자들이 나에 대해 나쁜 기사를 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나는 블룸버그통신이 독립적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