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이란 수도 테헤란 부근에서 일어난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으로 미사일 피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잘못 발사된 이란 미사일에 자국 여객기가 격추됐을 가능성을 제쳐두지 않고 조사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NSC) 서기 알렉세이 다닐로프는 이날 "우크라이나국제항공 소속 여객기가 테헤란 인근에서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객기 사고 조사 참여를 위해 테헤란으로 간 우크라이나 국가조사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이 "테러 행위와 무인기(드론) 같은 공중물체와의 충돌, 엔진 폭발 가능성 등 추락의 잠재적 원인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에는 지난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여객기 피격 사건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말레이시아 여객기 MH17편은 당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중 추락해 타고 있던 298명 전원이 숨졌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이 치열하던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돼 추락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우크라이나 조사위원회는 사고현장 조사를 위해 이란 측과 외교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닐로프는 "우리 조사위원회는 현재 이란 당국과 사고 현장에 가는 문제를 조정하고 있으며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를 토대로 토르 대공미사일 잔해를 수색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은 "이란을 모함하는 심리전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란 당국은 여객기가 엔진 발화에 의해 고도를 잃고 지상으로 추락해 폭발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란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 2개를 모두 회수해 분석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란 측은 "우리는 블랙박스들을 보잉이나 미국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민간항공기구 조사관들은 초기 조사에서 기술적 결함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조사가 진행 중인 건에 대해서는 추측을 삼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8일 오전 우크라이나 키예프로 가기 위해 이란 테헤란을 출발했던 우크라이나 국제항공 소속의 보잉 737-800 여객기는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했다. 여객기에 탑승했던 167명의 승객과 9명의 승무원 총 176명이 전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