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탈리아, 14개주 1700만여명 '봉쇄'…中우한과 비슷한 조치

황시영 기자
2020.03.08 12:34

이탈리아 경제인구의 40% 발 묶여…"1분기 마이너스 성장"

[로마=AP/뉴시스]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5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앞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오는 15일까지 대학을 포함한 전국 모든 학교를 임시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41명 늘어난 148명, 누적 확진자는 769명이 추가된 3858명이라고 밝혔다. 2020.03.06.

유럽의 코로나19 진원지가 된 이탈리아가 강력한 자국민 봉쇄정책을 시행한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8일 오전 롬바르디아주를 포함한 북·동부지역 국민 1700만여명에 대해 봉쇄(lockdown)를 발표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일요일인 8일 오전 긴급 브리핑을 열어 "14개주 1700만여명 국민들은 8일부터 4월 3일까지 봉쇄된다"며 "그 누구도 해당 지역 안팎으로 나와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국가적 위기에 처했다"면서 "너무 큰 걱정은 하지 말자. 힘을 합쳐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했다.

[베네치아=AP/뉴시스]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베네토주 베네치아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산을 쓴 채 걷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왔다. 2020.03.02.

이탈리아 경제인구 40% 내달 3일까지 발 묶여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이탈리아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롬바르디아주를 비롯해 14개 지역에 적용된다. 당초 11개 지역이었으나 3개 지역이 최종 발표에서 추가됐다.

밀라노, 베니치아, 에밀리야-로마냐, 모데나 등 도시 지역 인구를 포함해 이탈리아 전체 인구의 4분의1 이상인 1700만명의 발이 8일부터 4월 3일까지 묶이는 것이다.

1700만명은 이탈리아 경제인구의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쇄되는 지역에서는 지역 안팎으로 어떤 움직임도 있어선 안된다. 봉쇄령을 어기는 이들은 벌금이나 실형에 처해지며 경찰, 구급대와 필요하면 군 병력도 동원된다.

앞서 이탈리아는 온건한 봉쇄정책을 써왔지만 전염병 확산 방지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탈리아는 북부 일부 지역을 봉쇄해 약 5만명의 이동을 막았고, 전국 초·중·고등학교와 대학을 휴교했다. 노년층은 집에만 머물도록 했고, 술집·식당은 문을 열되 고객들이 최소한도의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폐쇄되도록 해왔다.

[밀라노=AP/뉴시스]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해 이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밀라노의 한 슈퍼마켓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152명으로 급증하고 사망자가 3명 발생하면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한꺼번에 슈퍼마켓 등에 몰려 진열된 상품이 동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20.02.24.

확진자 하루만에 1200여명 증가…총 5883명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7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588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일보다 1247명 증가한 수치로 중국 8만651명, 한국 7041명에 이어 세계 3위다.

사망자도 36명 늘어 23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3.96%로 4.2%였던 전날보단 낮아졌지만, 중국 3.8%, 이란2.4%, 한국 0.69%보다 여전히 높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다는 표시다.

[로마=AP/뉴시스] 지난 3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구출된 이탈리아인들이 마스크를 낀 채 로마의 한 군사시설로 들어서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6일 우한에서 구출한 자국민 중 한 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2020.2.7.

이탈리아 中직항노선 중단했지만 육로·항로 열어놔

원래 1월말까지만 해도 이탈리아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원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경 폐쇄까지는 검토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이탈리아는 1월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60대 중국인 관광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오는 4월까지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EU 공동체의 일원인만큼 다른 유럽국가를 경유해 육로나 항로로 입국하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해서는 막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밀라노에서 남동쪽으로 약 70㎞ 떨어진 코도뇨(Codogno)라는 마을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이 이탈리아인으로서는 최초 확진자이자 '슈퍼 전파자'가 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으나 아직 이 환자의 정확한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다.

WSJ는 "이탈리아는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국가가 됐다"며 "이탈리아는 서구 국가들이 전염병을 억제하기 위해 개인의 이동과 생활상 자유를 어느 정도까지 줄이고자 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