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제자 찾아요" 손녀 글에 쏟아진 응답…스승도 누리꾼도 눈물[오따뉴]

"할아버지 제자 찾아요" 손녀 글에 쏟아진 응답…스승도 누리꾼도 눈물[오따뉴]

류원혜 기자
2026.07.2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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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 따뜻합니다. 살만합니다. [오따뉴 : 오늘의따뜻한뉴스]를 통해 그 온기와 감동을 만나보세요.
A씨가 남긴 글(왼쪽)과 제자들 안부를 전해듣고 눈물을 흘리는 황 선생님의 모습./사진=스레드
A씨가 남긴 글(왼쪽)과 제자들 안부를 전해듣고 눈물을 흘리는 황 선생님의 모습./사진=스레드

"황경목 선생님을 기억하시나요?"

30여년간 초등학교 교단을 지킨 퇴직 교사의 마지막 소원은 제자들의 안부였다. 손녀가 "소원을 이뤄드리고 싶다"며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은 수많은 제자의 추억을 불러냈고,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던 제자의 연락도 끌어내며 감동을 안겼다.

최근 SNS(소셜미디어)에는 부산 지역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퇴직한 할아버지가 그리워하는 제자들을 찾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손녀라고 밝힌 A씨는 "할아버지는 평생 초등학교(국민학교)에 재직하신 황경목 선생님"이라며 "중앙·양정·당감·창신·연산·장산·동백·망미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1997년 퇴직하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주로 저학년 담임을 맡으셨다. 동네와 학교에서 '오토바이 선생님', '할아버지 선생님'으로 유명했다"며 "연세가 많아 기력은 많이 약해지셨지만, 지금도 제자 한 명 한 명을 기억하고 그리워하신다"고 전했다.

A씨는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꼭 이뤄드리고 싶다"며 "저희 할아버지를 기억하시거나 함께한 추억이 있는 제자분들은 댓글이나 메시지 남겨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제자도 있었다. A씨는 "1994년 망미국민학교 4학년 4반 담임을 맡으셨을 때 제자였던 박○○님을 많이 그리워하신다"며 "덕문여고에 진학한 뒤에도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꾸준히 편지를 보내줬지만, 당시 한 번도 답장하지 못한 것이 평생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셨다고 한다. 지금도 편지를 간직하고 계신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황 선생님의 교사 재직 당시 모습./사진=스레드
A씨가 공개한 황 선생님의 교사 재직 당시 모습./사진=스레드

사연이 알려지자 제자들 추억이 댓글로 쏟아졌다. 한 제자는 "황경목 선생님은 존경하는 어른"이라며 "친구들이 실수하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면 회초리로 학생 대신 자신의 허벅지를 내리치면서 '내 잘못'이라 말씀하셨다. 빨간 오토바이를 타고 등굣길에 저를 태워주신 기억도 난다"고 회상했다.

또 다른 제자는 "제 첫 담임선생님이셨다"며 "1학년 때 친구가 의자에 실수한 것을 다 치워주셨던 기억이 난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미나게 수업해 주셨다"고 떠올렸다.

황 선생님이 애타게 찾던 제자도 나타났다. 박모씨는 "저를 찾으신단 소식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다. 10대의 저를 기억하고 찾아주셔서, 정정한 모습으로 계셔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선생님이 알려주신 세상을 살아가는 힘과 지혜, 초등학생이었던 저희 마음속에 심어주신 씨앗 덕분에 잘 살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해 주신) 편지로 10대의 저를 다시 만났다. 사회에 적응하면서 살아가는 지금의 제가 아니라 큰 꿈을 품고 살았던 순수한 모습"이라며 "선생님을 뵐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다. 세상을 살아내기 바빴던 제가 죄송하다"고 했다.

A씨 글에 황 선생님 제자들이 남긴 사연들./사진=스레드
A씨 글에 황 선생님 제자들이 남긴 사연들./사진=스레드

A씨는 제자들이 남긴 댓글과 메시지를 모두 인쇄해 황 선생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아버지가 돋보기 들고 한 글자 한 글자 읽으시다가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셨다"며 "연세가 들면서 자신이 교사였다는 기억마저 희미해지셨는데, 제자들이 잊지 않고 불러준 선생님이라는 그 한마디에 다시 기억을 떠올리셨다"고 전했다.

이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많은 분이 보내주신 소중한 응원도 모두 전해드리고 있다. 할아버지 앞에 쪼그리고 앉아 사연을 하나씩 읽어드리니 가보로 남겨 달라고 하시더라"며 "할아버지가 그리워했던 건 어느 한 사람이 아니라 함께했던 모든 제자였다. 그 마음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 시절에 이런 미담이 쏟아지는 걸 보면 얼마나 훌륭한 선생님이셨던 걸까", "평생 그리워하는 선생님을 만난 것도 그런 제자를 둔 것도 복이다", "SNS의 순기능", "인생 끝자락에서 제자를 다시 만나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등 반응을 보이며 감동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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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안녕하세요. 디지털뉴스부 류원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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