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이어 치킨까지...미국에서 대세가 된 '가짜고기'

이지윤 기자
2021.07.12 17:58

[MT리포트] 'ESG의 총아' 대체육이 뜬다 ④

[편집자주] 환경과 사회적 책임에 동시에 기여하는 고기가 있다. 바로 '대체육'이다. 가축 소비가 없어 탄소 배출이 적고, 도축이 없으니 동물권도 보장한다.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열풍 속에 대체육이 주목받는 이유다. 채식주의 바람을 타고 급부상하고 있는 대체육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한 여성이 중국 베이징의 비욘드미트에서 음식을 먹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지난 8일 미국의 식물성 대체육 제조업체 비욘드미트가 치킨 스트립(순살치킨)을 미국 내 400개 식당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속에서 전통적인 육가공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대체육이 한순간의 유행이 아닌 미국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욘드미트가 나스닥에 안착한 2019년 이후 대체육은 음식점과 슈퍼마켓 등을 중심으로 미국인의 생활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미국 전역에 체인을 둔 맥도날드와 KFC, 버거킹, 화이트캐슬 등 패스트푸드 업체가 대체육 메뉴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최근엔 웬디스가 자체적으로 비건 버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열풍이 번지자 타이슨푸드와 퍼듀, 호르멜, 카길 등 전통적인 육가공 업체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음식점이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이 집 밖으로 나오길 꺼리면서 대체육 시장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금은 위기를 기회로 돌려놓은 듯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이 육류와 식물성 단백질의 가격 공식을 뒤엎었다"며 "대체육은 전문가의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르게 슈퍼마켓에서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은 대체육의 약점으로 지적됐는데, 이 문제도 해결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전통적인 육가공 업체가 공급망 문제 등을 겪은 반면 대체육 시장은 상대적으로 쉽게 상품을 생산한 것이 배경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소고기 패티는 1파운드(454g)당 5.26달러로 판매됐는데, 당시 비욘드미트는 대체육을 1파운드당 6.4달러에 팔며 가격 차이를 좁혔다. 그동안 건강 지향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던 대체육이 다른 소비자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팬데믹 기간에 더 많은 이들이 기후 변화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대체육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에단 브라운 비욘드미트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팬데믹은 인종과 형평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성찰하게 만들었다"며 "축산업과 기후 변화의 연관성에 대한 인식 확산에도 속도가 붙었다. 모든 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슈퍼마켓에 놓인 비욘드미트 상품 /사진=로이터통신

실제로 대체육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비욘드미트의 슈퍼마켓 매출은 108% 늘었다. 비상장사인 임파서블푸드는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체육 버거를 납품하는 슈퍼마켓의 수를 지난해 초 150개에서 올해 1만7000개까지 늘렸다. 시장조사 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점 내 식물성 단백질 메뉴는 118% 증가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 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올해 4월 음식점으로 공급된 대체육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

200개 이상의 회원사를 둔 미국 식물성식품협회(PBFA)는 지난해 대체 식품 소매 판매액이 27% 늘어난 70억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아직 전체 육류 시장의 1% 정도로 영향력이 작지만 성장세를 볼 때 대체육 시장의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포브스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대체육 시장이 2035년까지 2900억달러(약 330조원)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