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쥐고 흔드는 '푸틴 31세연하 연인'…美, 제재 명단 올렸다

박가영 기자
2022.08.03 10:31

카바예바, 국영매체 내셔널미디어 그룹 수장…최대 철강업체 MMK 등도 제재

알리나 카바예바/AFPBBNews=뉴스1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제재 명단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알리나 카바예바를 포함시켰다.

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이날 카바예바의 비자를 동결하고 기타 자산을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카바예바가 제재 대상에 오른 이유는 그가 러시아 국영매체인 내셔널미디어 그룹의 회장이어서다. 내셔널미디어 그룹은 TV, 라디오, 인쇄물 등 다양한 매체를 보유한 언론기업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화하고 정당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카바예바는 러시아 하원의원직을 지냈으며, 31세 연상인 푸틴 대통령과 오랜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푸틴 대통령이 전 부인인 류드밀라와 이혼하기 5년 전인 2008년부터 러시아에서는 카바예바가 그의 연인이라는 보도가 잇따랐지만 푸틴 대통령은 "존중받아야 할 사생활"이라며 언급을 피해왔다. 두 사람 사이에는 4명의 자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서방 국가들에 카바예바를 제재할 것을 요청해왔다. 현재 수감 중인 나발니는 옥중 메시지를 통해 "내셔널 미디어 그룹은 의심할 여지 없이 푸틴 대통령 개인을 위한 조직"이라며 "푸틴 대통령의 정부인 카바예바가 이끌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영국은 지난 5월 푸틴과 매우 가까운 개인적 관계라면서 카바예바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어 유럽연합(EU)도 지난 6월 카바예바를 대상으로 자산 동결과 여행 금지 등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2004년 11월 4일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대표팀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리듬체조 선수였던 알리나 카바예바를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로이터=뉴스1

한편 미 재무부는 푸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러시아 주요 기업인들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세계 최대 철강생산업체인 MMK와 이 기업의 대주주인 빅토르 라시니코프가 제재 명단에 올랐다. MMK는 러시아 최대 납세기업 중 하나로 정부에 막대한 수입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미 재무부는 설명했다.

러시아 비료업체 포스아그로 설립자 안드레이 구리예프와 그의 아들에게도 제재를 부과했다. 구리예프가 보유한 요트 '알파네로'도 제재 대상이 됐다. 푸틴 대통령 측근이자 전직 관료였던 구리예프는 영국의 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그는 버킹엄 궁전에 이어 런던에서 두 번째로 큰 주거지인 위탄허스트의 땅을 소유하고 있다.

더불어 미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 연방의회 의원과 군인 등 893명의 비자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을 위협·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안드레이 밀니첸코, 알렉산드르 포노마렌코, 드미트리 펌프얀스키 등 올리가르히(신흥 재벌) 3명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엘리트와 크렘린궁 조력자들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전쟁에서 자신들이 가담한 데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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