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언제까지' 집권할 수 있을까 [차이나는 중국]

김재현 전문위원
2022.09.10 07:12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AFPBBNews=뉴스1

다음달 16일 개최될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69) 중국 국가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전망이다.

필자가 시 주석에 대해 알기 시작한 건 베이징대 MBA를 다니던 2007년 무렵이다. 그해 10월 시진핑은 서열 6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리커창(67)을 제치고 차기 최고지도자 자리를 예약했다.

수업 중 쉬는 시간에 같이 뉴스를 보던 중국인 친구가 시진핑과 리커창에 대한 인상을 필자에게 묻자, 학구적으로 보이는 리커창보다 시진핑이 더 정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공청단 출신으로 학구파인 리커창보다 태자당 출신인 시진핑이 파워풀한 정치인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 정도로 큰 변화를 몰고 오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시진핑은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 화학공학과를 나왔지만, 1975년 공산당 추천을 통해 특례제도로 입학했다. 베이징대를 졸업한 리커창 같은 전통 수재형과는 다르다. 부친은 혁명원로이자 부총리를 역임한 시중쉰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진핑은 2012년 총서기직에 오른 후 강력한 반부패 사정정책을 실시하며 권력을 장악했고 후진타오 전 주석 시대의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지도체제로의 이행을 진행했다.

곧 3연임을 확정할 시진핑은 언제까지 집권할 수 있을지, 시진핑의 부담은 무엇인지, 미중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지 살펴보자.

시진핑 3연임보다 최고지도부 구성이 더 중요

우선, 이번 10월 16일 20차 당대회에서는 시진핑의 연임이 100% 확실시된다. 중국 공산당은 5년마다 당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홀수 당대회에서 후계자를 지명하고 짝수 당대회에서 10년 단위로 권력 교체가 진행된다. 시진핑 역시 2007년 제17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후 후진타오 정권 후반부 5년 동안 국정 운영을 경험했다.

그런데 시진핑은 지난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았으며 2018년에는 중국헌법의 국가주석 3연임 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이 불어온 피바람을 직접 경험한 덩샤오핑이 장기집권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든 '10년 집권' 관례의 빗장을 푼 것이다.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이미 확정된 3연임보다 더 주목받는 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될 것인지다. 현재 7명의 상무위원 중 시진핑(69) 주석과 리잔수(72) 전인대 상무위원장, 한정(68) 국무원 상무부총리가 '칠상팔하'(67세는 유임, 68세 이상은 퇴임) 관례에 걸리며 시진핑을 제외한 다른 2명은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후춘화 중국 부총리/사진=로이터

리커창(67)은 칠상팔하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상무위원회에 유임될 가능성이 있지만, 총리직은 더 이상 맡을 수 없다. 중국 헌법에 규정된 총리직 3연임 제한 조항은 삭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향후 총리를 누가 맡을지가 관건인데, 공청단 출신인 후춘화(59) 부총리와 왕양(67) 정협 주석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한 차이치(67) 베이징시 당서기, 천민얼(62) 충칭시 당서기, 딩쉐샹(60) 중앙판공청 주임, 리창(63) 상하이시 당서기 등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이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을지도 관심의 초점이다.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는 상하이 전면봉쇄 등 코로나 방역 실패로 교체 압력을 받았지만, 상하이시 서기로 재선출되면서 시진핑의 권력이 공고함을 드러냈다.

결국 20차 당대회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시 주석의 3연임 확정보다 △리커창의 상무위원 유임여부 △후임총리를 누가 맡을지 △시 주석 측근그룹이 상무위원회에 진출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진핑은 종신집권할 수 있을까

시진핑이 3연임한다고 해서 종신집권을 뜻하는 건 아니다. 과연 4연임이 가능할지는 향후 5년을 지켜봐야 하는데, 2027년 21차 당대회 때는 시진핑은 74세가 된다. 그래서 이번 당대회에서 누가 상무위원회에 진입하느냐가 '넥스트 시진핑'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다.

지난해 11월 채택된 제3차 '역사결의'를 통해 시진핑은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어 사상적 지위를 공고히 했다. 하지만 시진핑이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같은 반열에 올라섰다고 마음 속으로 여기는 중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마오쩌둥은 대약진과 문화대혁명이라는 과오를 남기긴 했지만, 마오쩌둥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을 것이라고 여기는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그의 사후 마오에 대한 비난이 격화되자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공이 칠이라면 과오는 삼"이라는 '공칠과삼(功七過三)론'으로 마오를 총평했다.

1949년 신중국 성립이 마오의 공이라면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추진해 중국이 40년 동안의 초고속 성장을 거쳐 오늘날의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반면 시진핑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내세우고 있지만, 마오쩌둥·덩샤오핑과 비교하면 실제로 해낸 건 적다.

최근 중국 내 민족주의 정서가 고조되는 상황 하에서 '대만 통일'이 시진핑의 업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진당 차이잉원 정부 출범 이후 대만은 탈(脫)중국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결국 대만통일을 위해서는 무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데, 이건 중국에게도 너무 부담이 크다.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시도가 성공한다면 시진핑은 3연임보다 더 오래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겠지만, 실패할 경우 3연임 후반부에 엄청난 후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경제 성장 엔진이 식고 있는 것도 시진핑에게는 부담이다. 2002년 약 12조2000억 위안(약 2380조원) 규모에 불과하던 중국 경제는 한때 14% 넘게 성장하며 2021년 114조 위안(약 2경2230조원)을 초과했다. 하지만 최근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올해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률 목표치(약 5.5%)를 달성하지 못할 전망이다.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미중 관계는 어떻게 될까.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는 미중 관계의 개선을 확신할 순 없지만, 10월 16일 중국의 20차 당대회와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 등 양국의 주요 정치행사가 완료되면 양국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당장 시진핑 중국 주석은 오는 11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 주석이 G20에 참석하면 만나리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20차 당대회 후 시진핑 주석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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