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BYD가 전 세계 전기차 1위를 두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일 테슬라가 2분기 46만6000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힌 후 주가가 6.9% 올랐으며 국내증시의 2차전지주도 들썩였다. 테슬라의 인도량은 작년 동기 대비 83% 늘어난 수치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BYD의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일찍부터 눈독을 들이며 적극 육성한 전기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면서 BYD가 가장 큰 수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BYD는 6월 전기차 판매대수가 25만3046대라고 밝혔다. 작년 동월 대비 88.2% 급증한 수치로 사상 최초로 25만대를 돌파했다. BYD 판매량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앞둔 지난해 12월 23만5000대를 찍고 올해 1월 15만대로 급감한 후 4월 21만대, 5월 24만대로 회복했으며 6월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125만5000대를 기록했다. 작년 대비 96% 증가한 수치다.
BYD는 지난해 186만대를 판매한 후 올해는 300만대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과연 달성할 수 있을까? 분기로 보면 BYD는 1분기에 55만2000대, 2분기에 70만4000대를 팔며 상반기에만 125만5000대를 팔아 치웠다. 하반기에 매달 25만대씩을 판매하면 약 280만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어떨까? 지난해 131만대를 인도한 테슬라는 1분기 42만2000대, 2분기 46만6000대를 인도하며 상반기 88만8000대를 인도했다. 테슬라의 올해 목표는 180만대인데, 현 추세로 보면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하반기에 생산량 증대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테슬라는 200만대 달성도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래도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는 BYD의 몫이다.
다만 알아야 할 건 테슬라는 순수전기차(BEV)만 생산하는 반면 BYD는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비중이 반반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순수전기차만 따지면 테슬라가 여전히 1위다.
BYD의 전기차 판매가 테슬라보다 빠르게 증가했지만, 주가 움직임은 테슬라가 BYD보다 좋다. 지난 1년간 테슬라 주가가 20% 오른 반면, BYD 주가는 반대로 20% 내렸다. 테슬라는 올해 초 100달러대까지 -50% 넘게 하락했다가 단숨에 27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BYD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테슬라가 올해 초 가격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가격 인하에 동참한 영향이 크다. 올해 테슬라는 모델 Y 판매 가격은 20% 이상, 모델 3 가격도 11%가량 인하했다. 가격 인하 여파로 1분기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11.4%로 전년 동기(19.2%)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가장 수익성이 좋은 테슬라가 이 정도니까 다른 전기차 업체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중국이 2009년부터 시행해온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 말 폐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중국 정부가 전기차 가격의 10%에 달하는 취득세 감면 정책은 2027년까지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전기차 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2008년부터 BYD에 투자해온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BYD 주식을 계속 매도하고 있는 게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버핏은 지난해 8월부터 BYD 주식을 매도하기 시작했으며 보유주식 수량이 2억2500만주에서 9860만주로 줄었다.
지난해 말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전기차 업체들이 밀어내기에 나선 후유증으로 올해 중국 전기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다시 힘을 얻어가는 모양새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기차 판매대수는 71만7000대, 올해 1~5월 누적 판매량은 294만대다. 지난해 전체 기록한 689만대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둔화됐다.
한편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지난 6월 전기차(승용차) 판매량이 74만대로 전월 대비 10%,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매달 4만~5만대에 달하는 버스, 트럭 등 상용 전기차까지 더하면 판매량이 8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 전기차 판매가 탄력을 얻으면 올해 800만~900만대 판매도 가능하다.
참고로 CPCA는 올해 전기차(승용차) 판매량이 8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전기차 침투율이 3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차 판매 3대 중 1대 이상이 전기차라는 의미다.
전기차의 성장과 더불어 중국 자동차 산업도 질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5월 중국의 자동차 수출대수는 작년 대비 92.8% 급증한 43만8000대다. 이중 전기차(승용차) 수출이 135.7% 급증한 9만2000대를 기록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올해 1~5월 중국 자동차 수출대수는 작년 대비 79.8% 늘어난 193만대에 달했다. 자동차 수출금액은 2668억위안(약 48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24% 급증했다. 지난 1분기 중국은 107만대를 수출하며 일본(95만4000대)를 제치고 세계 자동차 수출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전체로도 세계 1위 차지가 확실시된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그동안 축적해온 역량을 해외로 발산하면서 독일·일본·미국·한국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이 주도해온 글로벌 자동차 산업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 수출하는 자동차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전기차가 향후 중국 자동차의 대명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