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베를린 위기 당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프랑스 드골 대통령을 만났을 때 케네디는 드골을 안심시켜야 했다.
모스크바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분단된 도시'(베를린)에서 군대를 철수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는 상황에서 드골 대통령은 미국의 유럽 보호 의지에 의구심을 품었다.
소련 지도자 흐루쇼프가 유럽대륙 전역에 군대를 투입한다면 미국이 파리 방어를 위해 뉴욕의 희생을 각오하면서 소련과 핵전쟁을 벌일 의지가 있을지 드골은 궁금해했다.
회의 기록에 따르면 케네디는 "오랫동안 미국과 함께 일해 온 (드골) 장군 자신이 미국의 굳건함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 흐루시초프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결국 미국과 동맹국들은 최후통첩을 단호히 거부했고 모스크바가 먼저 꼬리를 내리면서 서베를린은 자유를 유지할 수 있었다.
'확장억제'의 생사가 걸린 딜레마(즉, '핵보유국이 멀리 떨어진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자국의 멸망을 감수할 것인가?')는 1949년 나토 동맹체제가 등장하면서 미국이 처음으로 핵우산을 유럽에까지 확장한 이래 지정학의 핵심 문제였다.
소련은 미국의 의지를 아무리 공개적으로는 의심해도 그 의지를 테스트하려 하진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거의 80년 만에 유럽에서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휩싸이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시로 핵 사용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드골이 제기했던 의문이 미국의 동맹국 및 적들의 마음속에 다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대통령, 특히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가 핀란드, 에스토니아 또는 폴란드를 위해 핵전쟁의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을까?
의향이 없다면 유럽의 두 핵 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이 자체적으로 충분한 억제력을 제공해 푸틴이 서방의 결의를 시험하거나 한때 모스크바의 영향력 아래 있던 나토 및 유럽연합(EU) 회원국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을까?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