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로 이제 딱 열흘 남은 미국 대선(11월5일)에서 민주당은 8년 전 10월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재수사 악재를 맞으며 역전패 한 힐러리 클린턴의 악몽을 떠올린다. 첫 여성 대통령 탄생에 재도전했지만 최근 민심 움직임이 아슬아슬하다. 어쩌면 '맥도날드 대첩'이란 상징적 사건이 선거 뒤 회자될지도 모른다.
지난 20일 맥도날드 지점에 찾아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 대선 후보)은 상대의 허를 찔렀다. 앞치마를 두르고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날랐고, 드라이브스루 판매 창에서 고객이자 유권자를 맞았다. 이날 그의 행보는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7대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펜실베이니아에서 '샤이 트럼프' 결집을 노린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맥도날드는 이곳에서 '시급제'로 일한 경력이 있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민주당 대선 후보)이 선점한 정치 수사였다. 트럼프는 이를 역이용해 실제 앞치마를 두를 자는 자신뿐이란 이미지를 남기려 했다.
트럼프는 이 모습으로 정책적 어젠다 차이도 보여줬다. 민주당은 프랜차이즈에서도 노조 결성을 용이하게 하려 한다. 연방 최저시급도 현 7.25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반면 트럼프는 이런 정책 방향은 오히려 실업률을 높일 거라고 주장한다. 올해 맥도날드는 인건비 등 비용 상승에 따라 햄버거 세트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 감소에 급히 저가세트를 내놨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식품 가격 통제 정책을 실행하면 맥도날드는 경영이 어려워져 결국 저소득 근로자가 직업을 잃을 거라 본다.
이는 단적인 사례이지만 해리스의 정책들은 중산층 이상에게 '채찍'으로 느껴지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관세를 높여 유권자 약 40%에 소득세 일부 또는 전면 면제를 해주겠다는 '당근'을 흔든다. 관세가 결국 소비자 부담을 높인다는 지적이 있지만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법인세 인하 정책은 당연히 기업들이 선호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가 지지율을 높이는 추세다. 당락을 결정할 7개 경합주 상황도 비슷하다. 뉴욕타임스가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데 따르면 25일 기준 경합주에서 두 후보는 3대 3대 1(거의 동률)의 초박빙 대결 중이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주요 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역시 박빙 차이이지만 트럼프가 7곳 모두에서 우위에 있다.
최근 정치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선거인단 272명을(매직넘버 270) 확보해 266명의 해리스를 앞설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현재 공화당이 양쪽 모두 다소 앞서 있다. 트럼프는 당선 시 1892년(그로버 클리블랜드) 이후 처음으로 징검다리 재임을 하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
교체 투입돼 초반 돌풍을 만든 해리스는 낙태권 복원을 원하는 여성의 지지를 얻고 있지만, 유색인종임에도 흑인 남성에는 외면을 받는다. 최근 시카고대 조사에서 흑인 남성 26%는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고, 해리스 지지는 초기 90% 이상에서 58%까지 떨어졌다. 중동전쟁 확대에 이도저도 못하는 당의 한계로 인해 미시간 같은 경합주에선 아랍계가 돌아섰다.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감싸는 트럼프에 대한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지지율은 놀랍게도 45%에 달해 해리스(43%, 유거브 조사)를 넘어섰다. 여론은 트럼프가 더 분쟁을 잘 조율할 거 같다(39%, 해리스 33%)고 한다.
위기감을 느낀 민주당은 막판 총력전이다. 진보 성향 매체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가 해리스 측에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후원했으며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최고경영자)가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최근 보도했다. 팝스타 비욘세는 유세에 동참한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진작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고 유권자에게 하루 1명 100만달러를 주고 있다. 그는 자율주행, 우주탐사 등 사업 활동에 있어 트럼프가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