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4500억원 후원한 이들, 2기 정부 요직에 줄줄이

이영민 기자
2024.12.16 16: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고위직에 임명한 인사 중 30여명이 그의 선거 운동이나 지지 단체에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왼쪽)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14일 미국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르아라고에서 열린 미국제일정책연구소(AFPI)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14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고위직에 임명한 인사 9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0명 이상이 트럼프 대선 캠프나 주요 지지 단체 후원자라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중 최대 금액 후원자는 최소 2억7700만달러(약 4000억원)를 기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미국 정치자금 후원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신설된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됐다.

머스크의 기부액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다른 인사들도 상당한 금액을 트럼프 측에 후원했다. CNN은 머스크 다음으로 많은 기부를 한 린다 맥마흔 등 내각 인사 8명과 그 배우자들의 후원금이 3700만달러(약 53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는 2120만달러(약 304억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940만달러(약 135억원) △워런 스티븐스 주영대사 지명자는 330만달러(약 47억원) △켈리 로플러 중소기업청장 지명자는 290만달러(약 41억원)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대사 지명자는 200만달러(약 29억원) △제이콥 헬버그 국무부 차관 지명자는 190만달러(약 27억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150만달러(약 2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왼쪽부터) 미국 공화당 부통령 당선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그의 부인 우샤 칠루쿠리 밴스, 이방카 트럼프와 그의 남편 자레드 쿠슈너,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골프 선수 브라이슨 디샘보가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선거 밤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을 듣고 있다. /로이터=뉴스1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의 총 기부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크게 늘었다.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내각 인사 5명이 선거 캠프나 지지 단체에 낸 후원금은 800만달러(약 114억원)로 조사됐다. 이중 600만달러(86억원)는 이번 대선 때도 후원한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의 기부금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인사 12명도 2020년 바이든 캠프나 주요 지지 단체에 기부금을 냈으나 총 기부액은 10만달러 미만으로 조사됐다.

브라이언 휴즈 트럼프 정권인수팀 대변인은 거액 후원자의 행정부 합류와 관련 CNN에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미국의 위대함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에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했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인사 중 몇 명은 캠페인을 지지하고 당선인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도록 도운 수백만 명 중 일부"라고 답했다.

CNN은 거액 후원자들이 차기 행정부 주요 자리를 꿰차면서 초부유층 미국인이 미국의 정책을 형성하게 됐다고 짚었다. 오랫동안 선거 자금 제한을 주장해 온 민간단체 '데모크라시21' 창립자 프레드 워타이머는 "머스크는 선거 자금 제도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관에 할당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관심이 없는 억만장자들이 정부 부서를 이끌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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