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고위직에 임명한 인사 중 30여명이 그의 선거 운동이나 지지 단체에 후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고위직에 임명한 인사 90명 이상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0명 이상이 트럼프 대선 캠프나 주요 지지 단체 후원자라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중 최대 금액 후원자는 최소 2억7700만달러(약 4000억원)를 기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미국 정치자금 후원자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신설된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지명됐다.
머스크의 기부액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다른 인사들도 상당한 금액을 트럼프 측에 후원했다. CNN은 머스크 다음으로 많은 기부를 한 린다 맥마흔 등 내각 인사 8명과 그 배우자들의 후원금이 3700만달러(약 530억원) 이상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린다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는 2120만달러(약 304억원)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940만달러(약 135억원) △워런 스티븐스 주영대사 지명자는 330만달러(약 47억원) △켈리 로플러 중소기업청장 지명자는 290만달러(약 41억원)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대사 지명자는 200만달러(약 29억원) △제이콥 헬버그 국무부 차관 지명자는 190만달러(약 27억원)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150만달러(약 2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의 총 기부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크게 늘었다. 2016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내각 인사 5명이 선거 캠프나 지지 단체에 낸 후원금은 800만달러(약 114억원)로 조사됐다. 이중 600만달러(86억원)는 이번 대선 때도 후원한 맥마흔 교육장관 지명자의 기부금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인사 12명도 2020년 바이든 캠프나 주요 지지 단체에 기부금을 냈으나 총 기부액은 10만달러 미만으로 조사됐다.
브라이언 휴즈 트럼프 정권인수팀 대변인은 거액 후원자의 행정부 합류와 관련 CNN에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미국의 위대함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에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했다"며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인사 중 몇 명은 캠페인을 지지하고 당선인이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도록 도운 수백만 명 중 일부"라고 답했다.
CNN은 거액 후원자들이 차기 행정부 주요 자리를 꿰차면서 초부유층 미국인이 미국의 정책을 형성하게 됐다고 짚었다. 오랫동안 선거 자금 제한을 주장해 온 민간단체 '데모크라시21' 창립자 프레드 워타이머는 "머스크는 선거 자금 제도가 어떻게 실패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관에 할당된 업무를 수행하는 데 관심이 없는 억만장자들이 정부 부서를 이끌게 됐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