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공포에 급락세 이어지나…CPI 발표, 어닝시즌 개막[이번주 美 증시는]

권성희 기자
2025.04.07 05: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충격적인 상호관세 발표와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맞불로 미국 증시가 5년 전 코로나 팬데믹급의 공포성 폭락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지난 3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되고 기업들의 올 1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된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도 예정돼 있다.

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장 마감 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하자 패닉셀(공황성 매도)에 휩싸였다. 특히 지난 4일엔 중국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보복관세로 대응하자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며 매도세가 더욱 강화됐다.

미국 증시 주간 일정_0407/그래픽=최헌정

지난주 다우존스지수는 7.9%, S&P500지수는 9.1%, 나스닥지수는 10.0% 폭락했다. 3대 지수 모두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초기 때 이후 최대 주간 하락률이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지난 4일 사상최고가 대비 22.7% 급락해 침체장에 진입했다. 침체장이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의 주가 하락을 의미한다. S&P500지수는 지난 4일 5074.08로 마감해 사상최고가 대비 17.4% 떨어졌다. 4850까지 내려가면 S&P500지수도 침체장에 들어서게 된다.

증시 추가 하락 예상하는 이유

로스 MKM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JC 오하라는 CNBC에 "너무 부정적으로 보이기를 원치는 않지만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증시에 잠재적으로 매우 어려운 주간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런 부정적인 뉴스들이 연달아 터진다면 증시는 월요일 개장 때 급격하고 공포스러운 폭락세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무서운 상황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식의 리스크 대비 보상을 감안할 때 나는 이런 상황이 최대 리스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하라가 기술적으로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는 S&P500지수가 지난 3일과 4일에 각각 4.8%와 6.0%씩 급락하며 이틀 연속 4%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는 S&P500지수의 이틀 연속 4% 이상 하락은 극히 이례적으로 증시가 크게 흔들리던 시기에 추가 매도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었다며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 초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예로 들었다.

오하라는 "사람들은 증시가 이틀 연속 4% 이상 급락하면 매수세가 등장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같은 큰 폭의 하락은 투자자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증시가 궁극적인 바닥에 도달할 때까지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어닝 시즌 개막

미국이 시작한 관세 전쟁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으로 번질지 여부가 투자자들의 주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에는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향후 실적과 자본지출에 대해 어떤 전망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증시가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오는 9일 개장 전에 델타항공이 실적을 공개하는데 이어 11일 개장 전에는 JP모간과 웰스 파고, 모간스탠리 등 금융회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며 본격적인 어닝 시즌이 개막된다.

FOMC 의사록 공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올라가고 경제는 침체에 빠질 것이 거의 확실시되며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관심을 끄는 가운데 오는 9일엔 지난 3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상호관세가 발표되기 전 연준 위원들의 FOMC 발언 내용이긴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생각을 좀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앞서 지난 4일 공개 연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폭이 예상보다 상당히 크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세 둔화 등을 포함한 관세의 경제적 영향도 상당히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현재 통화 스탠스에 대한 어떠한 조정을 고려하기 전에 상황이 좀더 분명해질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통화정책의 적절한 경로가 어때야 하는지 지금 말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으로 안 그래도 공포에 질린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3월 CPI 상승률 둔화 기대

오는 10일가 11일엔 지난 3월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각각 발표된다. 지난 3월 CPI는 전월과 비교해 완화됐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난 3월 PPI는 인플레이션의 반등을 예고할 것으로 우려된다. PPI는 CPI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지난 3월 CPI는 전월비 0.1%, 전년비 2.5%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2월보다 0.1%포인트,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 2월보다 0.3%포인트 낮은 것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3%, 전년비 3.0%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2월 대비 0.1%포인트 높은 것이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0.1%포인트 낮은 것이다,

반면 지난 3월 PPI는 전월비 상승률이 0.2%로 지난 2월의 0%에 비해 올라가고 근원 PPI도 전월비 상승률이 0.3%로 지난 2월의 -0.1%에 비해 크게 높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1일에 나오는 4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도 주목된다. 소비자 심리 지수는 최근 구성 요소 중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면서 전반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경기는 급격히 둔화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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