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피해 미국서 짐싸는 인재들…유럽 "이때다, 데려오자"

변휘 기자
2025.04.16 14:11

영국 구직사이트, 해외클릭 10건 중 1건은 미국…
DOGE의 예산 삭감 여파 "주로 과학자들 유출"

일론 머스크 미국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플로리다에서 주말을 보낸 뒤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며 ‘DOGE’가 쓰인 셔츠를 보여 주고 있다. 2025.03.10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삭감과 경기 둔화 전망 영향으로 영국에서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연합(EU) 여러 국가도 미국의 고급 인력을 빼 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인재 유치에 나선다.

15일(현지시간) 영국의 구직 웹사이트 인디드(Indeed)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영국의 구직 게시물에 대한 해외 클릭의 10%가량은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영국 일자리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도는 전년 대비 2.4%포인트 높아졌는데, 이는 세계 여러 나라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였다.

인디드는 "특히 과학 연구 개발 및 관리 분야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들이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영, 법률, 의료 기술 등 분야의 미국인 구직자가 증가 추세였다. 1월 20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 주도로 진행된 연구, 교육, 인프라 사업의 연방 예산 삭감 여파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해석했다.

2022년 뉴욕에서 영국 옥스퍼드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리처드 화이트 종양학 교수는 블룸버그에 "더 큰 학문적 자유와 안정성을 찾아 재능 있는 인재들이 해외로 이동하면서 미국에서 두뇌 유출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금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방향을 잡는다"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연구비 심사에서 탈락한 동료들이 늘어났고, 이제는 영국이 과학 연구에 더 안정적인 곳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에서는 더 많은 미국 주재원을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노동시장 데이터·분석기업인 배컨시소프트의 제임스 채플린 CEO(최고경영자)는 "영국 거주 미국인들의 세금 신고 의무를 도와줄 수 있는 세무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국가들도 미국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올해 초 여러 EU 회원국은 에카테리나 자하리에바 EU 스타트업·연구혁신 집행위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연구 간섭과 악의적이고 잔혹한 연구비 삭감에 직면한 미국의 인재를 빼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폴리티코는 이 서한에 서명한 나라가 독일,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베니아, 그리스,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12개국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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