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에 ASML 실적 부진…반도체주 급락

권성희 기자
2025.04.17 08:39
엔비디아 /로이터=뉴스1

1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했다. 더욱 강력해진 대중 수출 규제를 맞은 엔비디아가 7% 가까이 급락한 가운데 네덜란드의 반도체장비 회사인 ASML의 부진한 주문잔고가 반도체주를 끌어내렸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AI(인공지능) 칩인 H20에 대해서도 중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에 수출하려면 허가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H20의 재고 처리 등과 관련해 회계연도 1분기에 55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H20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시절에 최첨단 AI 칩의 중국 수출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규제에 맞춰 중국용으로 개발한 저사양 AI 칩이다. 2024 회계연도에 엔비디아는 H20을 통해 120억~150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AMD도 자사 AI 칩인 MI308을 중국에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며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올 1분기 실적에 8억달러의 재고 처리 등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ASML의 올 1분기 순 주문잔고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에 미달한 것도 반도체주에 하방 압력을 가한 악재였다. ASML의 올 1분기 순 주문잔고는 39억4000만유로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전망치 48억900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관세가 거시경제 수준과 잠재적인 시장 수요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일부 고객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올해 매출액을 기존에 제시한 가이던스 하단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6.9% 급락했고 AMD는 7.4% 떨어졌다. ASML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7.1% 하락했다. 다른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과 램 리서치 역시 각각 5.0%와 4.8%씩 내려갔다.

D램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맞춤형 AI 칩 제조회사인 브로드컴과 마블 테크놀로지는 2%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1%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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