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중독자들 영업, 불법 투약해 41억 챙긴 의사…매매죄는 '무죄'

프로포폴 중독자들 영업, 불법 투약해 41억 챙긴 의사…매매죄는 '무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4.15 06: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불법 투약하면서 거액을 받은 의사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다만 이 같은 행위를 '향정신성 의약품 매매'로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0대 의사 노모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고 15일 밝혔다.

노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의원을 운영하며 직원들과 공모해 프로포폴 중독자들을 상대로 불법 투약 영업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면마취가 필요한 미용시술을 가장해 환자들에게 회당 20만~3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투약 사실을 숨기기 위해 타인 명의로 허위 보고를 하거나 전자진료기록부를 조작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노씨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3년6개월 동안 105명을 상대로 3700여 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레미마졸람, 미다졸람, 케타민 등을 투약하고 약 41억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수천 차례에 걸쳐 마약류 취급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일부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검찰은 환자들로부터 대가를 받고 약물을 투약한 만큼 사실상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 매매'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노씨 측은 공소사실에 매매에 해당하는 구체적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고 의료행위의 하나일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불법 투약과 보고 의무 위반 등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500만원과 함께 약 41억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하지만 향정신성 의약품 매매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약물의 소유권을 환자에게 이전한 뒤 환자가 이를 사용하는 구조라기보다 피고인이 보유·관리하는 약물을 시술 과정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관련 법률의 체계상 '투약'과 '매매'가 별도로 규정돼 있고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 허용된 행위 유형에 '매매'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의사가 업무 외 목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했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곧바로 '매매'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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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경 (변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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