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1일(현지시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역사상 첫 남미 출신 교황인 그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해 관심을 쏟는 한편 자본주의와 기후 문제에는 비판 목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오전 7시35분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의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헌신했다"며 "그분은 우리에게 복음의 가치에 따라 충실함·용기·보편적 사랑으로, 특히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아가라고 가르쳤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부터 2025년 선종 때까지 12년 동안 교황직을 수행했다. 1282년 만에 탄생한 비유럽권 교황이면서 남미 출신의 첫 교황이라는 족적을 남겼다. 바티칸을 개혁하는 데 힘썼으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편에서 사회 개혁에도 목소리를 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부터 기관지염을 앓다가 폐렴 진단을 받고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한 달 넘게 치료받으며, 신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그의 회복을 빌었다. 최근에는 건강을 회복해 교황청으로 돌아온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활동을 재개했다.
세계적으로 두 개의 큰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황의 마지막 메시지는 '세상의 평화'였다. 교황은 바로 전날이자 부활절인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전 세계를 향한 사도좌 축복(우르비 엣 오르비, Urbi et Orbi) 메시지를 전하며 "평화가 가능하다는 희망을 다시금 되새겼으면 좋겠다. 평화의 빛이 모든 성지와 전 세계에 퍼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교황은 "부활절의 빛은 우리를 갈라놓는 장벽을 허물도록 재촉한다. 이러한 장벽은 물리적 장벽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영적인 장벽까지 포함한다"면서 "각국이 재무장이 아닌 기아와 싸우고 개발을 촉진하는 사업들을 장려하고 서로를 돌보는 데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바로 죽음의 씨앗을 뿌리는 대신 미래를 건설하는 평화의 '무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