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잘 만든 여행 유튜브를 보면 단순히 아름다운 풍광과 맛있는 음식 이상으로 그 지역에 대해 많은 걸 배우게 되곤 합니다. 특히 접경 지대를 가면 그 지역의 지정학적 상황이 선명하게 드러나곤 하죠. 지난 7월 뉴욕타임스가 찾은 시베리아의 만저우리(한국식으로 읽으면 '만주리'입니다)는 오늘날 중·러 관계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는 접경 도시입니다. 훌륭한 사진 화보와 지역의 핵심을 짚고 있는 기사가 일품입니다. 사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시베리아의 일부분은 19세기 국력이 쇠약해진 청나라가 러시아 제국으로부터 거의 강탈당하다시피 했던 곳이라 오래 전부터 러시아가 중국의 접근을 경계하고 있던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저우리가 러시아 경제를 뒷받침하는 도시가 된 까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러 관계의 본질적인 긴장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아래 뉴욕타임스 기사가 잘 묘사하고 있듯, 중국은 사실상 러시아를 '원자재나 공급하는 위성 국가'로 전락시키고 있고 러시아는 최대한 이를 피하려고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여러모로 러시아에게 불리합니다. 러시아의 국력이 계속 쇠약해지면 중국이 19세기의 설욕을 기도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러시아가 조지아(남오세티야, 압하지야), 우크라이나(크름반도, 돈바스)에 했던 것처럼 자국민을 지속적으로 이주시킨 후, 분리독립 운동을 일으켜 군대를 파견하는 방식을 중국이 원용하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자유주의에 기반했던 기존 국제정치 질서가 와해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일도 자주 벌어집니다. 5년 전 국경에서 무력 충돌을 겪고 급격히 사이가 나빠졌던 인도와 중국도 최근 트럼프의 관세 협박 앞에서 언제 그랬냐는듯이 '우리는 동반자'를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당연한 듯 여겼던 국제질서는 빠르게 바뀌고 있고 이를 면밀히 추적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안보는 물론이고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중국 네이멍구 접경 도시 만저우리에 있는 테마파크 '마트료시카 광장'. /사진=Andrea Verdelli/The New York Times
시베리아산 목재를 가득 실은 열차가 가구 부품과 젓가락으로 가공되기 위해 중국 국경을 넘는다. 러시아산 유채씨를 실은 트럭들은 카놀라유를 만들기 위해 국경을 넘어온다. 그리고 궁궐 같은 중고차 전시장에서는 러시아인들이 고국으로 보낼 최신 모델의 중고차를 구매한다.
중국의 주요 러시아 접경 지역인 만저우리满洲里에서 볼 수 있듯이 양국 경제는 점점 더 얽히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산 석유, 목재, 석탄의 최대 구매국이며 곧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최대 구매국이 될 것이다. 양국 간 무역액은 지난해 2400억 달러(333조 원)를 넘어섰으며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분의2가 증가한 수치다. 중국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사용하는 드론과 드론 부품의 상당수를 공급해왔다.
러시아 경제에 대한 중국의 확고한 지원은 러시아 정부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다. 수십 개의 국가가 러시아를 국제 금융 시스템의 상당 부분에서 차단하여 국가 경제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만저우리시는 1900년 러시아가 이 도시를 통과하는 철도를 건설하면서 러시아와 중국 간의 주요 국경 검문소 역할을 해왔다. /사진=Andrea Verdelli/The New York Times러시아 경제에서 대(對)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6%에 달하며, 이는 서방 제재를 받아 원유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하는 이란과 맞먹는 수준이다. 사진은 만저우리 시내 전경. /사진=Andrea Verdelli/The New York Times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정반대의 반응을 보여왔다.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성숙하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강대국 관계를 대표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후 말했다.
러시아를 이토록 열성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중국 지도부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 새로운 부담을 주었다. 만약 중국 정부가 러시아와 거리를 두었다면, 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로 위협했을 때 유럽은 중국으로 눈을 돌렸을지도 모른다.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