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사람인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이 자칫 문 닫을 위기에 놓였다. 미술관은 노후시설의 개·보수를 위한 정부 예산 지원 확대를 요구하지만, 네덜란드 문화부는 거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에미리 고든 커 반 고흐 미술관 관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시설 개·보수를 위한 네덜란드 교육문화과학부(문화부)와의 재정 지원 협상이 교착 상태라고 밝혔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은 그림 200여점과 드로잉 500여점 등 전 세계에서 반 고흐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곳이다. '해바라기', '아를의 침실',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 반 고흐의 대표작도 이곳에 있다.
그러나 지난해 독립된 위원회의 미술관 점검 보고서는 "건물의 설비와 구조적 상태에 결함이 심각하며 소장품의 상태와 안전 유지를 위해 많은 기능을 교체하라"고 주문했다. 또 "필수적인 조치 없이는 방문객, 직원, 소장품의 위험이 우려되고 궁극적으로 박물관 개관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미술관 측은 온도조절 시스템과 엘리베이터 수리, 화재 안전 시설, 보안 및 지속가능성 개선을 위해 매년 290만달러(40억원) 규모의 정부 보조금 증액을 요청했다.
미술관 측은 1962년 네덜란드 정부와 반 고흐 재단이 체결한 협정을 정부 지원금 증액 요청의 근거로 삼았다. 1960년 반 고흐의 조카이자 상속인이 설립한 재단은 네덜란드 정부와 "암스테르담 중심부에 미술관을 건립하고 소장품을 국가 재산처럼 물질적으로 보존"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를 위해 반 고흐의 가족들은 단 1점의 작품도 소유하지 않고, 전체를 재단을 거쳐 미술관에 이관했다.
그러나 문화부는 박물관 측이 부족한 개·보수 비용을 직접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미술관 측은 1962년 협정을 위반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든 커 관장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예술작품과 관람객 모두에게 위험할 것"이라며 "절대 그런 상황을 원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보조금 증액이 무산) 된다면 미술관을 폐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성명에서 "반 고흐 미술관의 주택 보조금은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고정된 금액"이라며 "이 보조금은 모든 국립 박물관에 적용되는 방법론에 따라 산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반 고흐 미술관은 모든 국립 박물관 중 면적당 보조금이 가장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반 고흐 미술관에 적용된 이 방법론과 그 결과는 1962년 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반 고흐 미술관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리는 공공 박물관이다. 티켓 판매 수익과 매장·카페 수익 등으로 예산의 약 85%를 충당한다. 미술관 측은 전체 개·보수 예산을 1억2100만달러(1682억원)로 추정했다. 특히 3년간의 개·보수 공사 기간 박물관이 부분적으로 폐쇄되면 약 2900만달러(403억원)의 수입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