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에 도전해 이전보다 진보한 컴퓨팅 성능을 갖춘 새로운 인공지능(AI) 칩 기술을 공개했다. 화웨이의 어센드 칩 성능 자체는 엔비디아보다 떨어지는 만큼 더 많은 반도체를 클러스터로 묶는 기술로 그 차이를 극복하겠단 전략이다.
18일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슈퍼팟'(SuperPod) 기술을 통해 자사의 어센드(Ascend) 브랜드 AI 칩이 장착된 최대 1만5488개의 그래픽 카드를 연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슈퍼팟 솔루션은 서버의 주요 칩 간 고속 통신을 가능케 하는 엔비디아의 NV링크 제품과 경쟁하기 위한 기술이다. 화웨이는 현재 약 100만개의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슈퍼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는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단일 칩 생산량 측면에선 여전히 미국에 뒤처지지만 "클러스터 기반 컴퓨팅으로 보완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슈퍼팟 기술 역시 이처럼 다수의 그래픽카드를 연결해, 클러스터 기반 컴퓨팅을 구현하는 엔비디아 칩의 대체재 역할을 하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최고급 제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중국 기업들이 AI서비스를 훈련하고 운영하는 용도로 쓸 수 있어, 결과적으로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대응할 여력을 만드는 셈이다.
최근 알리바바 홀딩스와 바이두가 자체 설계 칩의 주요 고객을 확보하는 등 중국 업계 선도기업들이 진전을 보이자 중국 AI 칩 산업의 대명사로 불리는 캠프리콘 테크놀로지스의 시가총액이 급등하는 등 중국에서는 기술주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번 주 알리바바 등 자국 주요 기술기업들에 AI 애플리케이션에 재활용할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용 반도체인 엔비디아 RTX Pro 6000D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중국 AI 산업에서 엔비디아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대체 제품을 활성화하라는 지시다.
앞서 중국 당국은 AI 워크로드용으로 설계된 H20 칩도 기업들이 사용하지 못하게끔 권고했다. 이 지침은 전면적인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실제로는 중국 기업들의 H20 주문이 올스톱되는 결과를 낳았다. 엔비디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우여곡절 끝에 일부 H20 수출에 대한 공식 승인을 받았으나, 중국 정부 영향으로 실제 수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엔비디아 불매 추진으로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중국 칩 제조업체들이 채워야 할 기술적 공백이 눈에 크게 띄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공개된 슈퍼팟 기술은 엔비디아의 AI 칩보다 컴퓨팅 성능이 떨어지는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향후 3년 동안 출시할 새로운 AI 칩 라인업도 발표했다. 화웨이는 자체 설계 AI 메모리 칩을 탑재한 어센드 950PR를 내년 초, 어센드 950DT를 2026년 말, 어센드 960을 2027년 말, 어센드 970을 2028년 말에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