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진 내 딸, 오늘은 여신"…32개월 된 '살아있는 신', 새 네팔 쿠마리

이재윤 기자
2025.10.04 10:56
네팔 쿠마리로 선출된 아리야타라 샤카야./사진=뉴시스(뉴욕포스트)

네팔에서 '살아있는 여신'으로 추앙 받는 새 쿠마리가 탄생했다.

1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열린 최대 힌두 축제 '다샤인' 기간인 지난달 30일 올해 2년 8개월 된 아리야타라 샤카야(Aryatara Shakya)가 새로운 쿠마리로 공식 추대됐다.

네팔과 인도 일부 지역 전통인 쿠마리는 신성한 존재로 숭배된다. 쿠마리는 카트만두 계곡 토착민인 네와르족 샤카야 가문 출신 소녀들 가운데 2세에서 4세 사이에서 선발된다. 흠 없는 피부와 눈, 치아, 그리고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아리야타라는 이날 가족에 의해 집에서 신전 궁전인 쿠마리 가르로 옮겨졌다. 수많은 신도들이 거리로 나와 그녀의 발에 이마를 대고 꽃과 돈을 바치며 경의를 표했다.

쿠마리로 선발된 가문은 사회적 위상이 크게 높아진다. 아버지 아난타 샤카야는 "어제까진 제 딸이었지만 오늘은 여신이 됐다"며 "아내가 임신 중 여신이 되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이번에 물러난 전임 쿠마리 트리슈나 샤카야는 2017년부터 여신으로 추대됐다. 올해 11세가 되면서 전통에 따라 '일반 소녀'로 돌아갔다. 쿠마리는 사춘기에 이르면 신적 지위를 잃고 퇴위하게 된다.

쿠마리는 엄격히 제한된 생활을 한다. 1년에 몇 차례 축제에만 외출할 수 있고, 특별히 허용된 소수의 친구들과만 교류한다. 은퇴한 쿠마리는 정상적인 학교생활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전통적으로 전 쿠마리와 결혼한 남성이 단명한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최근에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쿠마리도 개인 교사를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신전 안에 TV를 두는 것도 허용됐다. 퇴위 후에는 정부가 매달 약 110달러(약 15만원)의 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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