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첨단 AI칩 블랙웰 미국서 생산시작…"트럼프 비전 실현"

김하늬 기자
2025.10.20 14:57

엔비디아의 최신형 AI(인공지능) 칩 '블랙웰'이 미국에서 양산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만의 TSMC를 통해 위탁생산해왔으며, 대만 아닌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TSMC 공장에서 생산하는 건 처음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에서 네 번째)가 17일(현지시간) TSMC 애리조나 팹을 방문해 1호 생산 블랙웰 웨이퍼에 서명했다.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악시오스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TSMC 애리조나 팹을 방문해 1호 생산 블랙웰 웨이퍼에 서명했다. 황 CEO는 이어진 기념식에서 "현시점 가장 중요한 칩이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첨단 칩이 TSMC 애리조나 팹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역대 처음"이라며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산업 재편을 위한 비전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웰은 앞선 호퍼보다 연산 효율을 크게 높여 대규모언어모델(LLM) 학습과 추론에 최적화된 칩이다. 엔비디아가 블랙웰 칩 생산에 이용하는 TSMC 공정은 4나노급 'N4P'로 알려졌다. 이는 TSMC 애리조나 팹이 대형·고난도 칩을 양산할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 미국 복귀'를 목표로 추진해 온 산업 정책의 성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측은 "TSMC 애리조나 팹은 향후 4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핵심 AI GPU를 미국에서 생산, 앞으로 대만산 반도체에 부과될 수 있는 관세 위험을 회피할 수 있게 됐다. TSMC도 글로벌 생산 거점을 다변화해 중국발 지정학적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황 CEO는 미국 내 AI산업 부흥에 엔비디아가 함께 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엔비디아와 TSMC는 전세계 AI공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미국에서 구축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TSMC 애리조나 팹은 수천개의 첨단 일자리를 창출하고, 광범위한 생태계를 유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오늘 우리는 미국이 AI 경쟁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엔비디아가 앞으로 몇 년 안에 AI관련 인프라에 5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미국은 자국 내에서 반도체 공급망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미국은 대규모 보조금을 풀어 TSMC 공장을 유치했다.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 때 TSMC는 66억 달러(9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65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초기 애플과 AMD 물량을 생산하다가 이제 엔비디아 핵심 제품인 블랙웰까지 양산에 나선 것. 엔비디아는 이번 생산에 대해 "미국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데이터를 정보로 전환해 AI 시대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할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