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께 진심으로" 미 명문대생의 현실…사과문마저 AI로 '띡'

이재윤 기자
2025.10.31 07:14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수십명의 학생들이 AI(인공지능)로 작성한 동일한 '사과 이메일'을 교수에게 보내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은 담당 교수가 공개한 문제의 사과문들./사진=온라인 SNS 화면캡처.

미국 유명 대학에서 수십명의 학생들이 AI(인공지능)로 작성한 동일한 '사과 이메일'을 교수에게 보내 논란이 제기됐다.

2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일리노이대학교(UIUC)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데이터사이언스 입문 수업을 맡은 칼 플래너건 교수와 웨이드 파겐-울름슈나이더 교수는 최근 학생들의 '출석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교수들은 부정행위 적발 이후 학생들로부터 '교수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sincerely apologize)'로 시작하는 거의 동일한 이메일 수십 통을 받았다. 하지만 곧 "너무 똑같은 문장 구조와 어투"에 이상함을 느꼈고, 확인 결과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사과문을 생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플래너건 교수는 "처음 한두 통을 받았을 땐 진심 어린 사과라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이메일이 계속 오자 '이건 진짜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교수는 지난 17일 대형 강의실에서 학생들에게 이메일을 직접 띄워 읽고 "AI의 도움으로 죄책감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학생들"이라며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 장면이 강의 중 촬영돼 SNS(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화제가 됐다.

플래너건 교수는 "이번 사건을 징계 사안으로 삼기보다 '학문적 정직성(academic integrity)'의 교훈으로 삼기로 했다"며 학생들에게 별도의 처벌은 내리지 않았다.

대학 측도 "AI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강의계획서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징계 대상은 아니다"라며 교수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강의는 약 120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기초 데이터사이언스 과목으로 출석과 참여 점수가 전체 성적의 4%를 차지한다. 교수진은 학생들이 QR코드 기반 출석 시스템을 조작한 정황을 확인한 후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수업을 수강한 한 졸업생은 "이 과목은 교수들이 학생 이해를 돕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한 수업인데, 출석도 하지 않고 AI로 사과문을 썼다는 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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