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자사 최첨단 AI(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칩'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강조하며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웨이퍼를 추가 주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로부터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 샘플을 받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8일 대만 신주시에서 열린 TSMC 연례 체육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블랙웰 칩에 대한 수요가 "매우 강력하다"며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생산하지만, CPU(중앙처리장치)·네트워크 장비·스위치도 만들기 때문에 블랙웰과 관련된 칩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황 CEO의 대만 방문은 올해 4차례 이뤄졌다.
그는 "(블랙웰 칩의 강한 수요로) TSMC에서 구매하는 웨이퍼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TSMC가 웨이퍼 지원에 매우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다. TSMC가 없으면 엔비디아도 없다"고 강조했다. 황 CEO와 웨이 CEO는 전날 만찬에서 엔비디아와 TSMC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와 관련 웨이저자 TSMC 회장은 "황 CEO가 웨이퍼를 추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 수량에 대해선 기밀 사항이라며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직원들에게 TSMC가 앞으로도 매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웨이퍼는 반도체 칩의 기판 역할을 하는 핵심 원재료다.
황 CEO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 가능성에 대해 "사업이 매우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부품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주요 AI 메모리 칩 공급업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언급하며 "이 3개 기업은 모두 뛰어난 메모리 제조업체로 엔비디아 지원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는 이 3개 업체 모두로부터 최첨단 차세대 메모리 칩 샘플을 이미 받았다"며 메모리 칩 가격 인상 가능성에는 "그건 그들(메모리 업체)의 사업 전략에 따라 결정될 문제"라고 답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AI 거품론으로 주요 기술주가 주가 하락을 겪었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는 황 CEO의 AI 수요 낙관론이 공유되고 있다"고 짚었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앞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세상은 이 새로운 기술이 얼마나 거대하게 성장할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AI 거품 우려를 일축했다. 앞서 4일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의 스카이온 에셋매니지먼트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 여파로 미국 뉴욕을 비롯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AI 거품 붕괴 우려가 퍼지면서 주요 증시가 대부분 약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