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미국 부동산 버블(거품)과 주식 하락을 예측했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자신의 헤지펀드인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Scion Asset Management)의 등록을 취소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데이터베이스에서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의 등록 상태는 지난 10일부로 '말소됐다'(terminated)로 표시됐다. 등록 말소는 해당 펀드가 더 이상 SEC나 주(州) 규제 당국에 투자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3월 기준 약 1억5500만달러(2269억5100만원)의 자산을 운용하던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시장 거품을 가늠하는 지표로 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버리는 최근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 기술 대형주들을 강하게 비판하며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주요 기업들이 거액의 투자 비용을 공격적 회계 방식으로 분식 처리해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주요 외신은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가 SEC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 9월 말 기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에 대해 각각 9억1200만달러, 1억8700만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취했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버리가 그간 주장하던 AI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며 팔란티어 주가가 7.9% 급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 붕괴로 이어졌다. 팔란티어 주가는 13일 프리마켓(개장 전 거래)에서는 1% 넘게 하락 중이다. 12일 종가는 184.17달러였다.
그러나 버리는 12일 소셜미디어(SNS) X에 최근 AI(인공지능) 거품론을 촉발한 자신의 팔란티어 매매와 관련해 "2027년 (팔란티어) 주식을 50달러에 팔 수 있는 옵션에 약 920만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를 언급하며 "9억1200만달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X에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의 SEC 등록 취소 내용이 담긴 이미지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11월25일부터 훨씬 더 좋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다만 그가 언급한 '더 좋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없었다.
에를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루노 슈넬러 대표는 로이터에 "버리의 (등록 취소) 결정은 '은퇴 선언'보다는 그가 근본적으로 조작된 게임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버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시장의) 레이더 아래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패밀리오피스 형태로 전환해 자기 자본을 직접 운용할 수도 있다"고 봤다. 자산운용 규모가 1억달러 이상인 투자 자문사는 SEC 등록 의무가 있고, 주 정부 대신 연방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