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최초 흑인 위원이자 대표적 매파(긴축재정 선호)로 꼽히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하 연은) 총재가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되는 대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사진)는 "지난 8년반 동안 애틀랜타 연은을 이끌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내년 2월28일 임기만료와 함께 은퇴의사를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모든 이를 위한 경제라는 숭고한 목표를 현실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생의 다음 장에서 목표를 이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했다.
보스틱 총재는 지난 8월에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와 함께 연준 내 매파인사로 꼽힌다. 보스틱 총재는 연준이 물가 상승률을 2%로 낮춘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필요는 없다고 꾸준히 주장했다.
보스틱 총재는 재지명 절차를 거쳐 5년 더 근무할 수 있음에도 사퇴를 결정했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회의(FOMC)에서 금리결정 투표권을 행사하지는 않았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에겐 2027년부터 FOMC 금리결정 투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보스틱 총재의 통찰력 덕분에 FOMC의 이해도가 풍부해졌고 그의 리더십은 연준의 사명감을 키웠다"고 언급했다. 애틀랜타 연은은 후임 총재 선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앞서 쿠글러의 후임으로 연준에 합류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 이사 3명은 모두 금리인하를 적극 지지했다. 특히 마이런 이사는 0.5%포인트 인하를 가리키는 '빅컷'을 주장했다.
로이터는 "(연은 총재 후임 인선은) 보통 해당 은행 이사회의 지시에 따라 조용히 진행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후임 인선과정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면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달 FOMC를 앞두고 연준이 전례 없는 분열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9월과 지난달 FOMC에서 각각 0.25%포인트 금리를 낮췄는데 추가 금리인하를 두고 의견대립이 첨예하다는 것. 파월 의장이 연준을 이끈 지난 8년 동안 의견대립이 이처럼 격화한 것은 처음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물가지수와 고용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연준의 금리판단이 더 어려워진 상황이다. WSJ는 다음달에 열리는 FOMC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셧다운 해제로 물가지수, 고용지표 발표가 재개된다고 해도 연준 내부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백악관은 이날 셧다운 여파로 미국의 10월 CPI(소비자물가지수)와 고용보고서가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셧다운으로 인해) 경제데이터는 영구손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아주 중요한 시기에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두 눈이 가려진 것"이라고 했다. WSJ는 CPI와 고용보고서를 작성하는 노동통계국이 셧다운으로 10월 통계작성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