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에서 곰 출몰 사례가 잇따르자 한국 총영사관이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1일 주 삿포로 한국 총영사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홋카이도 삿포로 시내 주요 관광지에 곰이 출몰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공지를 띄웠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882만명으로, 이들 중 홋카이도를 찾은 관광객은 약 84만명으로 집계됐다. 홋카이도 방문 외국인 관광객 중 한국인이 가장 많았다.
최근 한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마루야마 공원과 마루야마 동물원, 홋카이도 신궁 인근에서 곰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연이어 접수됐다. 특히 마루야마 공원은 곰 출몰 위험으로 11일부터 2주간 폐쇄됐다.
영사관은 곰을 마주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피해 예방 수칙을 안내했다.
등산할 때는 방울이나 호루라기 등으로 소리를 내며 이동해야 하고, 새벽이나 저녁 시간대에는 혼자 다니지 말아야 한다. 또 곰 발자국이나 배설물 등 흔적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곧바로 해당 장소를 벗어나야 한다.
불가피하게 곰과 마주쳤을 때는 등을 보이지 않은 채 뒷걸음질로 천천히 침착하게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영사관은 "곰은 시속 50㎞로 달릴 수 있다"며 "나무도 잘 타고, 수영도 잘하기 때문에 달려서 도망치는 건 어렵다"고 당부했다.
새끼 곰을 발견했을 때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드시 주변에 어미 곰이 있으므로 절대 가까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도 피해야 한다.
곰이 공격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양손을 목뒤로 깍지 낀 상태로 엎드리는 방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얼굴과 머리, 목, 배 등 취약한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나카에 하지메 아키타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NHK방송을 통해 "곰에게 공격당한 환자 중 90%가 얼굴에 외상을 입었다"며 "공격받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 이 방어 자세를 취하면 중상을 입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일본에서는 곰 습격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일본 전역에서 곰 공격으로 13명이 숨졌다. 역대 최다였던 2023년(6명)의 두 배를 넘긴 수치다.
현지에서는 곰 출몰이 늘어난 원인으로 기후 변화로 곰 활동 시기가 길어지고 먹이가 부족해진 점을 지목하고 있다. 총기 소지 허가를 받고 곰 퇴치에 나서는 사냥꾼들이 부족한 점도 지적됐다.
이에 현지 경찰은 곰을 소총으로 사살할 수 있도록 기존 총기 규칙을 제정했다. 과거 총기는 흉악·중대 범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었지만, 지난 6일부터 소총을 장착한 경찰이 곰 퇴치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