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7일 중국 중서부 핵심도시 충칭시 량장신취(兩江新區, 양강신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충칭공장 품질 최종검사 라인. 육안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마친 타이어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도착한다. 잠시 뒤 파란색 레이저 빔이 타이어 표면에 일련번호를 새긴다. 이제 이 타이어는 균일성·균형 검사를 한 차례 더 받고 중국 서부를 넘어 유럽까지 달릴 차량에 장착된다.
한국타이어의 중국 서부 생산기지인 이 곳은 쉴틈없이 하루 약 2만개 분량의 속도로 타이어를 쏟아내고 있었다. 충칭에 공장이 들어선 건 2012년. 당시 한국타이어가 중국 동부 자싱(嘉興)과 장쑤(江蘇)에 이어 충칭을 중국 내 세 번째 생산기지로 낙점한 까닭은 충칭을 중심으로 한 중국 서부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었다. 그 무렵 중앙정부 예산과 외국 정부 차관의 70%를 쏟아 부어 충칭시, 사천성, 귀주성, 운남성 등 서부지역을 동부지역 상하이에 버금가는 국제도시로 키우겠다는 중국판 '뉴딜 정책'이 한창이었다.
예상대로 충칭시는 2015~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평균 8%에 육박했다. 늘어난 자동차와 타이어 수요를 타고 지난해 기준 약 700만개 타이어를 생산한 충칭 공장은 연 매출 6000억원을 내는 한국타이어의 핵심 생산기지로 발돋움했다. 전호남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장은 "현재 생산물량의 약 70%를 수출하며 주요 수출처는 유럽"이라고 말했다. 지난 13년간 충칭공장은 한국타이어의 중국 서부 생산거점이자 유럽 공략 기지로 진화한 셈이다.
비결은 현지화였다. 전 공장장은 "충칭공장 전체 임직원 1400명 가운데 한국 주재원은 7명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처음부터 현지 근로자들을 통한 고품질 생산이 가능했던건 아니다. 공장 가동 초기,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품질을 좌우하는 성형 공정 안착을 위해 한국 금산공장이나 중국 장쑤공장에 인력을 파견에 기술 숙련도를 높였다. 이 같은 현지화는 13년의 세월을 거쳐 7명의 주재원만으로도 유럽 시장에서도 통하는 품질의 '충칭산 타이어'를 생산해내는 저력이 됐다.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의 현지화는 충칭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제조업 전반의 동반 성장으로도 연결됐다. 전 공장장은 "2016년부터 창안자동차, 창청자동차 등 충칭에 생산기반을 둔 완성차 기업과 거래를 텄다"며 "이제 충칭공장은 지역 자동차 산업의 한 축이 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충칭지역 자동차 생산량은 연간 약 215만대로 중국 서부 1위이자 중국 전역 5위권이다.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에 이어 방문한 창안자동차 충칭 용천공장 역시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축구장 8개 규모의 총조립 작업장에선 섀시와 시트 등 자동차를 구성하는 각 부품들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모델별 조립 현장에 속속 투입됐다. 이 곳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중국 서부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 등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된다. 창안자동차 관계자는 "2018년부터 운영 중인 이 공장은 지금까지 8285억위안(약 172조원)의 누적 매출을 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동반성장은 자동차 연관 산업의 최첨단 격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도 연결된다. 창안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충칭시 용천구에선 바이두가 L4 레벨 자율주행 파일럿 운행을 진행중이었다. 1576㎢ 구역 안에서 총 60대의 무인 로보택시가 도로를 누비며 완벽한 자율주행을 향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었다. 바이두 관계자는 "고저차가 심하고 도로폭이 좁은 충칭시의 지리적 특성이 자율주행 개발을 위한 최적의 여건"이라고 말했다.
충칭시 역시 이처럼 충칭시 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한 한국타이어 충칭공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전 공장장은 "지난해 여름 충칭 지역 온도가 섭씨 48도까지 올라가며 전력난이 발생하자 정부는 국민 전력 공급을 위해 기업 운영 중단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당시 충칭공장은 사실상 운영 중단 없이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수 있었고 이는 정부의 도움으로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