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만난 젠슨 황 "미국이 수출통제 풀어도 중국이 받을진…"

정혜인 기자
2025.12.04 11:39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 이후 미국 정부의 AI(인공지능) 칩 수출 규제 완화로 자사 H200 칩의 대중 판매 길이 열려도 중국이 자국 기업의 칩 구매를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미 의회에서 엔비디아 AI 칩의 대중 판매 제한 완화 움직임이 포착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 정부가 H200 칩에 대한 판매 제한을 완화하면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의 구매를 허용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모른다. 전혀 알 수 없다"며 "미국이 H200 칩의 대중 판매 제한을 완화하더라도 중국이 이 칩을 받아들일지 확신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 판매를 위해 칩 성능을 낮출 수는 없다"며 "그들(중국)은 그것(칩 성능 저하)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미국 국가안보 기준에 맞춰 의도적으로 성능을 낮춘 칩을 중국에 판매하려고 해도 중국 당국이 기술적 요인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H200 칩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저사양 칩' H20과 비교하면 약 2배의 성능을 내지만, 최신 아키텍처인 블랙웰 기반 B200보다는 한 단계 낮다.

중국은 앞서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된 엔비디아의 저사양 칩 H20에 대한 자국 기업의 구매를 제한하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AI 칩 사용을 권고한 바 있다. 최근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신규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칩 사용 금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올해 중국 기업 중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구매한 회사로 꼽힌다.

황 CEO는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완화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수출 규제는 세계 2위 경제권인 중국에 대한 판매 금지로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자체 기술력 보유를 강화해 글로벌 AI 시장에서의 미국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중국 당국의 H20 사용 금지 조치로 엔비디아 칩의 대중 판매는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황 CEO는 "중국은 엔비디아에 500억달러 규모의 시장"이라고 언급했지만, 현재 엔비디아의 공식 실적 전망에서 중국 매출은 제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1월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사우디 투자 포럼에서 기념촬영에 나서고 있다. /AFPBBNews=뉴스1

황 CEO의 끈질긴 로비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 내에 엔비디아 칩의 대중 판매 제한을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퍼졌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H200의 대중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 중이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규제 완화 기대를 높였다.

미 의회에서도 대중 판매 제한 완화 신호가 포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의회는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첨단 AI 칩 수출을 제약하는 '게인 AI법'(GAIN AI Act)을 2026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게인 AI법이 빠진 국방수권법은 5일 공개될 예정"이라며 확정된 것을 아니라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엔비디아의 미국 주요 고객사들은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을 중국 기업보다 더 빠르고 많이 확보하고자 '게인 AI법' 포함을 지지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해당 법안이 포함되면 엔비디아의 최신 제품의 수출이 사실상 차단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대했다. 황 CEO는 "게인 AI법은 'AI 확산법'보다 더 미국에 해로운 법"이라며 의회의 '게인 AI법' 제외 결정을 환영했다. AI 확산법은 미국의 AI 기술이 동맹국·기업 전반에 적절하게 확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조정하자는 취지의 법안이다. 엔비디아 등은 법안의 일부 조항이 산업계에 지나친 부담이 줄 수 있다며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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