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관세 위협…이번엔 '인도 쌀·캐나다 비료·멕시코 수입품'

정혜인 기자
2025.12.09 15:54

'관세 피해' 미 농민에 17조 지원 발표서 추가 관세 위협,
멕시코에 '물 공유 협정' 위반 이유로 5% 관세 부과 경고
"美 비료 대부분 수입에 의존, 농민들 비용 부담 더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관세 위협 카드를 꺼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도산 쌀, 캐나다산 비료 그리고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한꺼번에 경고했다. 인도와 캐나다에는 무역 문제를, 멕시코에는 물 공유 협정 위반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농민을 대상으로 한 최대 120억달러(약 17조6430억원) 규모의 신규 지원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일부 농가가 값싼 수입품 때문에 시장 경쟁이 어렵다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산 쌀 덤핑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농가 일부는 인도, 베트남, 태국 등에서 유입되는 저가 쌀이 미국 쌀 가격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캐나다산 비료도 추가 관세 검토 대상으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료의 상당 부분이 캐나다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매우 강력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그게 국내 생산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서도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세 부과로 캐나다산 비료 가격을 올리면 미국 농민들이 캐나다산 대신 미국산을 찾아 미국산 비료 생산 확대될 것이란 주장이다.

멕시코 수입품에 추가 관세 5%를 부과하겠단 경고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멕시코가 1944년 체결한 물 공유 협정을 위반했다며 미국에 물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으면 멕시코 전체 수입품에 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가 협정에 따라 5년마다 175만 에이커풋(acre-foot·1에이커풋=약 1233㎥)의 물을 미국에 제공해야 하는데, 5년 주기 종료(10월 25일)를 몇 달 앞둔 지난 7월까지 73만 에어커풋만 제공했다며 80만 에이커풋 이상의 물을 갚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관세 위협이 미국 농산물 가격 상승은 물론 인도,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장기화, 멕시코와의 관계 악화를 부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무역 협상 대표단은 이번 주 인도를 방문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관세 등에 대해 추가 논의할 예정이나, 합의 성사에 대한 기대감은 낮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온타리오주의 반(反)트럼프 광고를 지적하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종료하고 USMCA 비적용 품목의 관세를 45%까지 올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캐나다 비료업체 뉴트리엔의 창고에 미국이 사용하는 비료의 핵심 품목인 칼륨 비료(포타시)가 쌓여있다. /로이터=뉴스1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가 미국 농민의 비용 부담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조 얀젠 농업 경제학자는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에 "(캐나다산 비료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농민의 비용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로 인한 미국 비료 생산량 증가는 현지 비료 업체들이 값싼 해외 수입품으로부터 보호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민들에게 저렴한 수입 비료 대신 비싼 국내 비료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료는 옥수수 등 미국 농작물 생산 비용에서 2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은 전체 비료 사용량의 90%를 수입하고 있고 이 중 80%가 캐나다산이다. 특히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미국이 사용하는 비료 중 핵심 품목인 칼륨 비료 '포타시'의 캐나다 매장량은 미국의 약 5배에 달한다.

미국 메릴랜드의 한 농민은 블룸버그에 "우리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곡물 가격은 내려가는데, 생산 비용은 오르고 여기에 무역 상대까지 잃게 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보조금 지급을 반기는 농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산 포타시는 USMCA 적용 품목으로 그간 미국의 관세를 피해 왔다. 하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인산염처럼 미국 농가의 비용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짚었다. 미국 농업의 필수 비료 성분인 인산염은 미국과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주요 생산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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