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만에 독일 본토공장 생산 멈추는 폭스바겐

김희정 기자
2025.12.15 16:33
폭스바겐 로고가 새겨진 순수전기차 'ID.3.' 폭스바겐의 드레스덴 공장에서 생산돼왔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독일 자동차 명가 폭스바겐이 88년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자국 내 공장을 폐쇄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6일(현지시간)부터 드레스덴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드레스덴 공장은 2002년 운영을 시작한 이후로 지금까지 20만대의 차량을 생산해왔을 만큼 생산량은 적다. 블룸버그통신은 연 6000대 정도 생산을 하는 전시장에 가까운 공장이었다고 평가했다. FT는 공장 폐쇄로 폭스바겐이 독일 내 생산능력을 감축하는 데 작은 진전을 이뤘다고 짚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말 폭스바겐이 노조와 합의한 거래의 일부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까지 독일의 폭스바겐 브랜드에서 전 직원의 30% 수준인 3만5000명의 일자리를 줄이기로 했다. 폭스바겐 브랜드 총괄 토마스 셰퍼는 "이달 초 공장 폐쇄 결정이 결코 가볍게 이루진 게 아니"라면서 "경제적으로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대형 자동차 기업인 폭스바겐조차 중국 내 판매 부진, 유럽의 수요 감소, 미국의 관세 문제가 맞물리면서 현금흐름이 악화한 여파다. 올해 3분기에는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폭스바겐은 앞서 향후 5년간 투자 예산을 1600억유로로 200억 유로 줄였지만, 시장에선 폭스바겐의 현금흐름 압박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폭스바겐의 럭셔리 세단 '더 뉴 페이톤.' 당시 독일 드레스덴의 투명유리공장에서 수작업으로 제조했지만 2016년 단종됐다./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투자은행 베른스타인의 스티브 라이트먼 연구원은 "2026년 폭스바겐은 명백히 현금흐름 압박이 있다"며 "회사는 비용을 줄이고 영업이익을 늘릴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폭스바겐 최고재무책임자(CFO) 아르노 안틀리츠는 지난 10월 올해 회사의 순현금흐름 전망치가 거의 '0'(제로)에 가까웠으나 소폭 양수(+)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전기차로 전환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유니온 투자포트폴리오의 모리츠 크로넨베르거 매니저는 "폭스바겐이 투자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부 프로젝트를 폐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생산을 중단하게 된 드레스덴 공장은 당초 폭스바겐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 공간으로 계획됐다. 처음에는 하이엔드 모델인 '폭스바겐 페이톤'(VW Phaeton) 조립을 담당했다. 2016년 페이톤이 생산 중단된 이후에는 폭스바겐의 전동화 기지로 배터리 구동식 'ID.3'를 생산해왔다.

앞으로 폭스바겐은 해당 부지를 드레드센 공과대학에 임대해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칩을 개발하는 연구 캠퍼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드레스덴공과대학과 산학협력으로 향후 7년 동안 5000만유로(865억원)를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고객에게 폭스바겐 차량을 인도하는 시설 및 관광지로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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