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이 공급망 위협하면 규제" 中, 트럼프 방중 앞두고 법제화

"외국이 공급망 위협하면 규제" 中, 트럼프 방중 앞두고 법제화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4.08 14:58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10.30/뉴스1
(로이터=뉴스1)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부산 김해국제공항 옆 김해공군기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5.10.30/뉴스1

중국이 핵심 소재 공급망 관리를 강화하고 규제도 할 수 있는 규정을 법제화했다. 외국이 중국의 공급망 안전을 위협할 경우 즉각 조사에 돌입해 규제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한 내용도 포함했다. 관세전쟁으로 촉발된 미중 공급망 갈등에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충격이 더해진 가운데 사실상 핵심분야 공급망을 국가 안보 자산으로 간주한 조치로 보인다.

8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국무원령에 서명하고 '산업망·공급망 안전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을 전일 공포했다. 총 18개 조항으로 구성된 규정은 공포일 부터 시행된다. 국무원은 국가 발전과 안보를 총괄적으로 고려해 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촉진하기 위해 해당 규정을 마련했다고 국무원은 설명했다.

규정은 우선 공급망 안전 업무 체계를 명확히 정비해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국가는 공급망 안전 업무 체계를 구축하고 공급망 안전 업무를 총괄 조정한다. 국무원의 외교, 발전개혁, 공업정보화, 공안, 상무, 금융관리, 세관, 시장감독관리 등 부처는 직무 분장에 따라 공급망 안전 업무를 담당한다. 지방정부는 국가의 총괄 조정 아래 해당 행정구역과 관련된 공급망 안전 업무를 책임지게 된다.

공급망 안전 비상관리 시스템도 제정했다. 핵심 분야의 공급망 안전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해 국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 국무원 또는 국무원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부처의 결정에 따라 긴급 조정, 비축 물자 동원 등 비상처분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연구기관 등은 리스크 방지·통제 체계를 완비해 핵심기술 및 관련 정보시스템, 데이터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도 만들었다.

특히 외국이 국가 공급망 안전을 위협할 경우 안전조사에 나서 이를 근거로 규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규제 조치는 관련 화물·기술의 수출입 또는 국제 서비스무역 금지와 특별 비용 부과 등으로 제시됐지만, 관련 조치는 이에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명시했다. 조사를 통해 외국 조직 또는 개인의 공급망 안전 위해 행위가 판명되면 △수출입 금지 또는 제한 △중국 내 투자 금지 또는 제한△입국 금지 또는 제한△중국 내 취업, 체류 자격 취소 등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도 명시했다.

한 중국인 광산관계자가 중국 현지서 생산된 희토류 광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 중국인 광산관계자가 중국 현지서 생산된 희토류 광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공급망을 사실상 국가 안보 자산으로 공식 전환한 조치인 셈이다. 지난해 관세전쟁 국면에서 미국과 공급망 규제 공방전을 이어간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비슷한 국면이 재차 펼쳐질 경우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을 대상으로 AI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수출 규제에 나섰고 이에 중국은 미국을 겨냥해 희토류와 흑연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망 충격까지 현실화한 것도 공급망 안보 관리 법제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그동안 갖춰둔 재생에너지 발전 체제와 비축유를 바탕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단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6배 오르는 등 충격을 완전히 피해갈 순 없었다.

이번 규정이 다음 달 중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공포됐단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날 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휴전에 합의하며 다음 달 트럼프 방중 가능성도 재차 높아진 상태다. 방중이 성사되면 미국과 중국은 △관세 문제△희토류△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 등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공급망 관련 이슈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데 도움을 줬단 얘기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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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특파원

안녕하세요. 국제부 안정준 특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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