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올해 출생아 수가 '8만명' 안팎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간) 타이완뉴스 등에 따르면 황젠페이(黃建霈) 대만산부인과학회 사무총장은 최근 출산 통계를 근거로 올해 신생아 수가 약 8만 명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저출산의 원인으론 교육·취업·재정 안정성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안을 꼽았다. 그는 "정부 정책의 초점은 청년층의 부담을 줄이고, 출산과 육아가 학업·경력과 양립 가능하도록 만드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만 행정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9만87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20% 감소했다.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와 건강보험의 행위별 수가 체계로 인해 산부인과와 소아과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젊은 의사들의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산부인과 전공의 충원율은 80% 초반으로 떨어졌고, 소아과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출산 시기가 늦춰진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황 총장은 "출산을 늦출수록 임신의 난이도와 위험은 커진다"며 "개인적·직업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도 더 이른 시기에 아이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역 이행 시 대학 입학 가산점을 부여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출산 역시 사회적 기여로 인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직장 내 환경 역시 출산 기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승진 지연이나 인사 평가 불이익을 우려하는 인식과 함께, 임신·육아휴직으로 인한 동료들의 업무 부담이 문제로 꼽혔다. 이에 황 총장은 정부가 기업의 대체 인력 채용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세제 혜택이나 '가족 친화 기업'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적 지원의 한계도 지적됐다. 현재 대만의 출산·육아 관련 지원금은 아이 1명당 약 10만 대만달러(한화 약 460만원) 수준으로 출산 결정을 좌우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다만 황 총장은 "출산 장려에 따른 재정 지출은 크지만 개인 한 명이 약 45년간 경제활동을 하며 700만~800만 대만달러의 세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충분한 투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