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르는 위안화 가치, "올해 더 간다"지만…"그래도 싸"

베이징(중국)=안정준 특파원
2026.01.08 15:33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절상으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수준으로 내려간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도 올해 6.85위안까지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수 촉진과 위안화의 국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중앙은행 격인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용인할 것이란 논리다. 하지만 달러·위안 환율이 6.85위안까지 가더라도 위안화의 실질적 저평가 상태가 해소되진 않는단게 서방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유럽에선 중국이 사실상 환율을 자국 수출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절상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그래픽=윤선정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8일 딩솽 스탠다드차타드 대중화권·북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인터뷰를 통해 "장기적으로 강한 위안화 정책이 이미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달러·위안 환율은 7위안 안팎에서 움직이다가 연말 6.85위안 수준까지 절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환율 기준 달러·위안 환율이 6.98위안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딩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한 해 4% 이상 절상된 위안화가 올해도 약 1.7% 추가 절상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동시에 올해도 위안화가 추가 절상되지만, 절상 폭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 점진적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기도 하다.

이 같은 딩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은 중국인민은행이 올해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용인할 수 있단 중국 내부 전문가들의 관측과 일맥상통한다. 전일 중국인민은행이 '환율의 과도한 변동 리스크 방지'를 올해 환율 중점과제로 확정하자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배제하지 않겠단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밍밍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의 단방향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는 게 올해 중국인민은행의 전략"이라며 "수출 시장과 달러 전망에 예상 밖의 큰 변동이 없을 경우 위안화는 올해 완만한 절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수출의 상당 부분은 이미 단순 가공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 산업 경쟁력 자체에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돼서 위안화의 완만한 절상은 견딜 수 있단게 중국 내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앙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내수시장 활성화와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서도 완만한 절상은 필요하단 시각도 있다. 류스진 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지난해 말 베이징 연설에 "위안화의 합리적인 절상은 해외 구매력을 높이고 소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전기차들이 지난 4월 중국 장쑤성 연안도시 례윈강의 항구 부두에서 자동차운반선에 선적되기 전 주차된 모습. 2024.04.25. /로이터=뉴스1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전문가들도 올해 달러·위안 환율이 6.85위안 선까지 절상될 것이란 점엔 대체로 같은 시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연말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각각 6.85위안, 6.8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들 역시 중국이 올해 중국이 위안화를 점진적으로 절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셈이다.

하지만 달러·위안 환율이 6.85위안 선까지 가더라도 위안화는 주요 통화 대비 여전히 싸다는 게 서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교역 상대국 통화 대비 물가 조정 환율 기준으로 보면 지난 한 해 명목상 4% 절상된 위안화가 사실은 절하됐다는 것. 미국 재무부 관료 출신인 브래드 세처 미국 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위안화 가치는 실질 기준으로 2021년 이후 15~20%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이보다도 더 박하다. 실질 기준 위안화가 약 25% 저평가됐다는 것.

이 같은 실질 저평가 탓에 특히 유럽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툴 코테차 바클레이즈 아시아 외환 전략 책임자는 "유로 대비 위안화 약세는 유럽 수출업체들에 큰 타격을 줬다"며 "유럽은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이 미·중 무역협상에서 환율 문제를 쟁점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세처 선임연구원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미국이 위안화 환율을 주요 이슈로 삼지 않고 있다"며 "관세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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