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세관단속국, 영장없이 체포 가능…현장 요원 마음대로?

김평화 기자
2026.01.31 17:05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재향군인회 본부 앞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사살된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려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1.29. /사진=민경찬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이민자를 쉽게 체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침이 마련됐다.

31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ICE는 법원의 영장 없이도 서류 미비 이민자를 체포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대폭 완화했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직무대행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전 직원에게 배포한 지침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되기 전이라도 대상자가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연방법 조항의 해석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이 조항을 향후 재판이나 출석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도주 위험자'에게 제한적으로 적용했다. 이번 지침에서는 이를 '현재 있는 장소를 떠날 가능성'으로 폭넓게 해석했다. 현장 요원의 주관적 판단만으로도 즉각적인 체포가 가능해진 것이다.

특히 과거에는 현장 감독관이 'I-200'으로 불리는 행정 영장을 작성해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이제는 감독관 승인 없이 요원 개인이 체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지침은 체포 사유로 명령 불이행이나 도피 시도뿐 아니라 차량 접근 가능성, 위조로 의심되는 신분증 소지, 검증하기 어려운 정보 제공 등도 포함했다.

이민 정책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해석 변화가 영장 제도의 취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요원들에게 과도한 재량권을 부여해 무차별 단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 단속 반대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긴장 완화를 약속한 직후 내려졌다. 논란이 더 커진 이유다.

국토안보부(DHS)는 체포 기록을 보다 철저히 남기라는 취지일 뿐 새로운 권한 부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 권한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민자 단속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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