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앤트로픽만 못한데...오픈AI, 1250조원 몸값 "납득 안 된다"

구글·앤트로픽만 못한데...오픈AI, 1250조원 몸값 "납득 안 된다"

김종훈 기자
2026.04.14 17:38

올해 기업공개 앞두고 투자자 '과대평가' 불안 증폭…제미나이·앤트로픽 맹추격도 악재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회 AI 임팩트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모습./AFPBBNews=뉴스1 /사진=(뉴델리 AFP=뉴스1) 이창규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4회 AI 임팩트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모습./AFPBBNews=뉴스1 /사진=(뉴델리 AFP=뉴스1) 이창규 기자

AI(인공지능) 개발 기업 오픈AI의 기업가치를 8520억달러(1250조원)로 책정한 것은 과대평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 등 강력한 후발주자들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오픈AI가 기업가치에 걸맞은 혁신성을 못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FT는 오픈AI 투자자 다수로부터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불안과 불만을 확인했다면서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정당화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만의 핵심은 전세계 10억명 사용자를 보유한 오픈AI가 대중을 대상으로 한 챗봇 서비스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코딩 서비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다는 것.

오픈AI는 챗GPT와 이미지·동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AI' 등을 앞세워 챗봇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렸다. 그러다 지난해 전문 개발자를 위한 서비스 '코덱스'를 출시한 이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소라AI 서비스는 지난달 종료됐다.

오픈AI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은 FT 인터뷰에서 "챗GPT 사용자가 10억명이고 오픈AI는 매년 50~100%씩 성장하는 기업인데 왜 기업용 소프트웨어, 코딩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선택과 집중이라고는 없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한 소식통은 "오픈AI가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위험에 놓일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투자자는 최근 오픈AI가 기술 분야 스타트업·벤처 전문 토크쇼 TBPN을 수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솔직히 전혀 납득이 안 된다"며 "오픈AI는 산만하다. 정말 짜증난다"고 말했다.

구글 생태계와 다양한 요금제를 토대로 챗GPT 이용자 흡수를 노리는 제미나이와 더 '인간 같은' 답변을 제공한다는 호평을 받는 클로드의 부상으로 챗봇 시장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오픈AI 기업가치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투자모금에서 기업가치 8520억달러 평가를 받았다. 반면 앤트로픽 기업가치는 3800억달러(561조원) 수준. 한 업계 소식통은 오픈AI가 추가 투자를 유치하려면 기업가치 1조2000억달러(1770조원)를 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오픈AI 투자 위험이 크다는 뜻이다.

FT는 "앤트로픽 인수가 더 저렴한 투자 대안으로 떠올랐다"며 "오픈AI 투자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졌다"고 평했다.

챗GPT 출시 이후 승승장구하던 오픈AI는 지난해부터 고개를 들기 시작한 AI 과잉투자 논란 이후 여러 악재를 겪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으로 이들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는 식으로 '순환투자'를 일으켜 성장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에 지난달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오픈AI에 대해 추가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공개했던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도 자금 조달 문제로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데니스 드레서 오픈AI 최고매출책임자(CRO)는 지난 12일 직원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앤트로픽이 수익을 과장하고 있다면서 코딩 서비스 분야에서 앤트로픽을 제치고 우위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딩 서비스 등을 통한 기업 고객 매출 비중을 현재 40%에서 50%까지 늘리겠다는 것.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이 훨씬 높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이유에서다. 또 오픈AI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을 대거 감원 중인 아마존, 오라클 등과 달리 올해 연말까지 직원 수를 4000명에서 8000명으로 두 배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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