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6일(현지시간)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재개한 가운데 이란이 미국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부했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양측은 후속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들 외신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 회담은 이날 오전 10시쯤 무스카트에서 시작해 몇차례 휴식시간을 거쳐 오후 6시까지 총 8시간가량 이어졌다. 양국이 협상에 나선 것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잇따라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며 대화가 중단된 지 8개월 만이다.
미국에선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참석했고 이란에서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이 대표로 나왔다. 미군의 중동 작전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브래드 쿠퍼 사령관도 오만 매체에 포착됐다.
회담은 미국과 이란 대표가 직접 만나지 않고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양측을 오가며 말을 전하는 간접적인 형식으로 열렸다. 양국은 지난해 협상 당시에도 오만을 중개자로 간접 회담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동 한 외교관을 인용해 이날 회담에서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거부했지만 미국은 상당히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회담에서 이란의 미사일 역량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그치 장관은 회담 종료 후 취재진에 "오랜 기간 단절됐던 양측 입장이 매우 긍정적 분위기 속에서 전달됐다"며 "좋은 출발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양측이 후속 회담 개최를 두고 공감했다"며 "시기와 방식, 일정은 알부사이디 장관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표단에서는 즉각적인 공개 발언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날 이란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불법 거래에 연루된 단체 15곳과 개인 2명, 선박 14척을 제재한다고 발표하면서 이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이브러햄 링컨호 항공모함 전단이 군수보급함 2척, 미군 해안경비대 함정 2척의 호위를 받으며 아라비아해(페르시아만·걸프 해역)를 항해했다"며 "제9항모비행단 항공기들이 비행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란의 반정부시위를 계기로 군사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이란에 핵협상 재개를 압박했다. 미국이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포기하는 '농축제로'를 요구하는 데 대해 이란은 주권 침해라고 맞서면서 중동 내 제3국이 참여하는 방식으로라도 우라늄 농축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상황이다.
미국이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과 주변국의 대리 무장세력 지원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상을 요구하는 데 대해 이란은 반정부시위 여파를 의식해 협상에 나서긴 했지만 핵프로그램 외에 다른 국방·안보 사안은 협상 의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번 회담은 이란이 중동 주변국 관계자들을 배제한 채 미국과 단독으로 만나겠다고 주장하면서 몇차례 좌초될 뻔했다.